대기업 해외사업 희비…‘중후장대’ 부진 속 IT전자‧식품 선전

시간 입력 2021-04-28 07:00:04 시간 수정 2021-04-29 07: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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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매출 804조로 전년비 약 33조 감소…상사‧자동차‧석유화학 코로나19 직격탄
IT전자‧식품 해외매출 각각 12조‧2조 증가…아시아 의존도 낮추고 미주‧유럽 선진시장서 날개
SK트레이딩·에쓰오일·현대차 감소폭 1~3위…SK하이닉스‧삼성전자‧LG상사 증가 ‘톱3’
CEO스코어, 500대 기업 중 2020년 해외매출 공개 230곳 조사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해외매출이 전년보다 33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과 물량 수주 등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요 생산기지인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매출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업종을 중심으로 해외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IT전기전자, 식음료, 제약 등 6개 업종은 해외 매출이 증가하며 오히려 코로나19 수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별 해외매출 비중을 보면 아시아 비중이 낮아지고 미주와 유럽 비중이 상승했다. 중간재 수출이 감소하는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재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별로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에쓰오일, 현대자동차 등이 해외 매출 감소폭이 컸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LG상사 등의 해외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23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804조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조3709억원(-4%) 감소했다.

국내 매출을 포함한 230개 기업 전체 매출(1762조9315억원)이 전년에 비해 83조5581억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분의 45.6%가 해외매출 감소에서 영향을 받았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6%로 2019년 45.4%와 0.2%포인트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상사,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등의 매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상사 업종의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16조5235억원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자동차·부품(-10조3507억원), 석유화학(-6조3526억원), 건설·건자재(-4조5005억원), 철강(-3조5578억원), 조선‧기계‧설비(-3조921억원), 증권(-1조435억원) 업종 등이 1조원 이상 해외매출이 감소했다.

상사와 자동차부품, 건설·건자재 업종의 경우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모든 해외 진출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석유화학은 미주와 유럽, 중동·아프리카에서, 철강은 중동·아프리카에서 각각 매출이 늘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부진하며 전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IT전기전자 등 6개 업종은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T전기전자의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1조6606억원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식음료(2조2769억원↑), 제약(7058억원↑), 서비스(437억원↑), 보험(250억원↑), 통신(48억원↑)도 해외매출이 증가했다.

IT전기전자는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4%, 3.1% 감소했지만 미주에서 11.8%, 유럽에서 8.3% 매출을 끌어올리며 전체 해외매출이 증가했다. 식음료는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각각 16.4%, 18.6% 성장하는 등 해외 전 지역에서 매출이 상승했다. 제약은 유럽 매출이 감소(-17.5%)했지만 미주(167.6%↑)와 아시아(9.8%↑) 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해외매출이 크게 늘었다. 서비스는 아시아(-6.3%)와 중동·아프리카(-75.7%)에서의 부진을 미주(7.8%↑)와 유럽(4.7%↑)에서 만회했다.

대륙별 해외매출을 보면 미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매출이 감소했다. 중동·아프리카가 32.8%(-4조1560억원), 아시아가 8.8%(-31조9960억원), 유럽은 2.3%(-3조4063억원) 각각 줄었다. 감소율이 가장 큰 중동·아프리카의 경우 지난해 유가하락, 코로나19 등으로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의 수주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륙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가 21.9%로 전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지만 비중은 0.8%포인트 축소됐다. 미주와 유럽 비중은 각각 16.7%, 9.4%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0.3%포인트씩 증가하며 아시아와의 격차를 좁혔다. 중동·아프리카 비중은 0.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해외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2019년 해외에서 32조62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정유화학 수출의 부진으로 지난해에는 19조234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매출이 12조8285억원(-40%) 줄었다.

해외매출 감소액 상위 2위부터 5위에는 에쓰오일(-4조4275억원)과 현대자동차(-4조1653억원), 현대모비스(-2조7319억원), 포스코(-2조4897억원) 등 중후장대 업종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가 미주에서 매출이 1.8%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이들 5개 기업 모두 미주와 유럽, 아시아 매출이 전부 감소했다.

반면 해외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2019년 25조5437억원에서 지난해 30조4484억원으로 4조9047억원 늘었다. 삼성전자(3조5511억원↑)와 LG상사(1조7023억원↑), LG화학(1조4154억원↑), 삼성SDI(1조4064억원↑)도 해외매출 증가액 톱5에 포함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아시아 매출액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미주와 유럽 매출이 각각 55.8%, 12.5% 늘어나며 전체 해외매출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아시아 매출이 5.2% 감소했지만 미주와 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6%, 7.6% 증가하며 해외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을 포함한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90% 이상인 곳은 11곳으로 집계됐다.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지난해 전체 매출 1조6276억원 중 99.8%인 1조6248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LS아이앤디가 99.3%로 뒤를 이었고, 한세실업(98.4%), 화승인더스트리(97.9%), 삼성디스플레이(96.7%), LG디스플레이(96.3%) 등도 지난해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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