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텔에 PCH칩 납품 가능성…전문가 “안정적 고객 확보 의의”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외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을 고객으로 유치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뿐 아니라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추격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파운드리 비율 확대를 예고했다.
밥 스완 현 인텔 CEO는 “생산 물량 중 일부를 외부 파운드리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우리 계획에 중요한 부분이지만, 주요 내용은 오늘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에 대한 주요 내용은 다음달 15일 차기 인텔 CEO 겔싱어의 정식 취임 이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계획에 삼성전자가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인텔이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앞서 미국 IT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인텔에 공급할 한 달 1만5000장 규모의 300㎜ 웨이퍼칩을 생산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PU(중앙처리장치)는 물론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역시 10나노 미만의 초미세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의 위탁 물량은 CPU나 GPU가 아닌 플랫폼컨트롤허브(PCH) 칩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스틴 공장의 경우 14나노 공정을 보유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최신 CPU나 GPU는 14나노 공정에서 생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독보적 1위이지만,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선 대만 TSMC, 미국 퀄컴, 일본 소니 등에 이은 후발주자다.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점유율이 TSMC 55.6%, 삼성전자 16.4%로 TSMC에 크게 뒤쳐져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퀄컴, 엔비디아 등을 고객사로 유치하는데 성공해 파운드리에서 15조원이 넘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해선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와 함께 안정적 고객 확보가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공장의 14나노 공정을 이용해 인텔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은 CPU, GPU가 아닌 플랫폼컨트롤허브(PCH)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인텔에 납품하는 계약을 맺는다는 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텔이 CPU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부분의 위탁 생산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역시 인텔이라는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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