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실형에 흔들리는 ‘뉴삼성’ 구상…‘총수부재’ 악영향 불가피

시간 입력 2021-01-19 07:00:06 시간 수정 2021-01-19 08: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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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3년 만에 재수감…재계, 대규모 M&A 등 차질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뉴삼성’ 구상에 먹구름이 꼈다. 재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삼성이 ‘총수 부재’ 사태를 맞아, 경영에 차질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 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삿돈으로 뇌물 86억8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이 발부돼 법정 구속됐다.

선고를 앞둔 지난 17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 의견이 잇따랐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와 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이 부회장의 선처를 주장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삼성의 총수 부재가 현실화되면서 재계는 지난해 이 부회장이 내놓은 '뉴삼성' 선언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결정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은 결국 총수의 영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되기 3개월 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눈에 띄는 M&A를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역시 2019년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133조원 투자 건이 전부다.

올해도 시스템반도체 사업 파운드리 부문에서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해야 하는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막대한 책임이 따르는 기업 경영의 중대한 의사결정은 결국 오너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대규모 투자나 M&A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 판결이 삼성에 미치는 악영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삼성의 부정적 이미지를 정리하고 진정한 ‘뉴삼성’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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