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반도체 가격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속도 빨라진다

시간 입력 2021-05-14 07:00:01 시간 수정 2021-05-16 07: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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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낸드 가격도 1년여 만에 반등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 38조원 늘려…한미정상회담 전후 美투자 발표 가능성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 2배 확대…내년 설비투자도 올해로 앞당겨

자료: D램익스테인지/단위: 달러
자료: D램익스테인지/단위: 달러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2차 회의와 한미정상회담이 다가오며 미국 반도체 투자 발표가 임박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고 내년도 설비투자를 올해 하반기로 앞당기는 등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 1Gx8 2133MHz' 고정거래 가격은 3.8달러로 전달보다 26.67% 상승했다. 이는 2017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메모리카드와 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인 '128Gb 16Gx8 MLC' 가격도 지난달 4.56달러로 전달 대비 8.57% 올랐다. 낸드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만이다.

국내 반도체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을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기조가 이어지고 가격 상승폭도 커질 것"이라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같은 솔루션 제품 위주로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는 모습이 관측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D램 출하량은 한 자릿수 초반의 성장을 계획하고, 낸드플래시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출하량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양사의 투자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상무부의 2차 반도체 회의와 한미정상회담 등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반도체 투자 결정 시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시스템반도체 투자 규모를 2019년 발표한 133조원보다 38조원 많은 171조원까지 늘려,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초대한 반도체 회의에 참석한다.

미국은 지난달 백악관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회의에서도 반도체 투자를 강조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초청장에서 "이번 회의는 반도체와 공급망 문제에 관한 열린 대화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불러 모으려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백악관 회의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반도체 회의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에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정부가 회담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구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에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등이 유력 동행 후보로 점쳐진다.

현재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번 반도체 회의 직후 미국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면 이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고, 양국 협력관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응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3일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시스템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그간 메모리반도체 사업 중심이었던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설비투자 일부도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 집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업계 전반의 공급부족으로 내년 투자분의 일부를 올해 하반기에 당겨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 주력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의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이어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해 연내 4세대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ASML의 EUV스캐너 구입에 2025년까지 4조7549억원을 투입한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EUV를 활용한 4세대 D램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후 5세대, 6세대 D램에도 EUV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128단 제품의 판매 비중을 80%까지 높이고, 연내 176단 제품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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