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은행, 공시 집계 이후 예대금리차 최대 수준까지 벌어져
5대 은행, 이자이익 규모 10.5조…1년 전보다 0.35% 가량 소폭↓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8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의 경우 집계 이후 최대 수준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이 대출 수요 억제 차원에서 가산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었지만,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하락과 함께 계속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어진 예대금리차에 5대 은행이 올 3월까지 대출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만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취급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38~1.55%p(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햇살론뱅크, 안전망 대출 등 저소득·저신용층 대상 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하고 산출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55% 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은행(1.51%) △KB국민은행(1.49%) △하나은행(1.43%) △우리은행(1.38%)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과 비교하면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한 달 만에 0.03~0.16%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지난 7월보다는 0.70~1.31%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은행연합회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하나은행의 경우 3월 예대금리차는 공시 집계 이후 2년 9개월 사이 가장 컸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2023년 1월(1.51%) 이후 2년 2개월, 우리은행은 2023년 2월(1.46%)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NH농협은행 또한 1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을 보였다.
예대금리차가 커질 경우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늘어나게 되지만,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대출 금리도 함께 하락하며 은행의 이자이익 또한 축소된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가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올 3월까지의 이자이익 총합은 10조5270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10조5640억원)보다 0.35% 가량 소폭 줄어든 수준이나, 1년새 기준금리가 3.50%에서 2.75%로 0.75%포인트 가량 인하된 것과 비교하면 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규모가 2조5970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신한은행이 2조23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하나은행 1조9360억원 △우리은행 1조9180억원 △NH농협은행 1조8460억원 등의 순으로 이자이익 규모가 컸다.
이처럼 은행권의 금리 인하 시기에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커진 것은 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으나, 대출금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못하고 묶여 있는 것이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영향 등에 따라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예대금리차가 빠른 기간 내 축소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지난 4월 말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743조848억원으로, 3월 말(738조5511억원)보다 4조5337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9월(5조6029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 증가세는 1월 4762억원 감소에서 2월 3조931억원, 3월 1조7992억원 등으로 다시 크게 뛰고 있다.
앞서 지난해 3분기(7~9월) 수도권 주택 거래가 크게 증가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자 금융당국은 은행에 가계대출 억제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8월부터 가산금리 인상 등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한 바 있다.
올 2월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집값이 들썩인 만큼, 앞으로도 예대금리차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 여파가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통계에 반영돼 당국이 은행권에 대출관리 주문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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