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글로벌 AI 투자 직접 챙긴다…13조 실탄, ‘HYAICO 코퍼레이션’ 의장 ‘등판’

시간 입력 2026-11-06 07:00:00 시간 수정 2026-11-05 17: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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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 SEC에 지분 대량 보유 보고서 제출
미 AI 전문 투자 법인명 ‘HYAICO 코퍼레이션’ 확정
이사회 의장에 최태원 회장 등판…AI 역량 강화, 직접 진두지휘
SK AI 비전 실현 속도…그룹 AI 사업 시너지 극대화

SK를 ‘글로벌 AI 생태계 리더’로 도약시키겠다고 선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AI 전문 투자 법인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글로벌 AI 투자를 진두지휘한다. 최 회장은 혁신적인 AI 기업에 투자를 단행해 독보적인 AI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그룹 AI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자양분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분 대량 보유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 AI 전문 투자 법인명은 ‘HYAICO 코퍼레이션’으로 명시됐다.

해당 법인은 올해 1월 SK하이닉스가 기존 미국 메모리 생산 법인을 AI 투자 및 관련 솔루션 사업을 위한 법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회사다. 가칭 ‘AI컴퍼니’로 불린 해당 법인의 이전 법인명은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즈 코퍼레이션(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이었다.

AI컴퍼니 전환과 동시에 기존 낸드플래시 사업을 전담할 회사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지배구조는 기존에 솔리다임을 직접 지배했던 데서, 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 순으로, 다층적 구조로 바뀌었다. AI컴퍼니는 AI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솔리다임은 낸드 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담당하는 역할이 훨씬 구체화되고 명확해졌다.

SK하이닉스는 AI컴퍼니의 정식 명칭이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약 10개월여 만에 AI 투자 업무를 총괄하는 HYAICO 코퍼레이션으로 정해진 것이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SK그룹 차원에서도 HYAICO 코퍼레이션에 거는 기대는 상당히 크다. SK하이닉스는 해당 법인에 최대 100억달러(약 13조4280억원)를 출자하고, 투자 수요에 맞춰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거액의 자금은 전 세계 AI 기업 투자를 통해 첨단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7월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ADR 거래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룹 안팎에선 SK의 글로벌 AI 투자 업무를 진두지휘할 HYAICO 코퍼레이션 수장에 누가 기용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HYAICO 코퍼레이션의 이사회 의장은 최 회장이 맡기로 했다.

SK그룹의 주요 전·현직 임원도 대거 이사회에 합류했다. 신생 투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이 맡는다. 또한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등 그룹 내 AI 사업을 총괄해 온 중요 인물들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룹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직접 글로벌 AI 투자 법인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 회장이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팩토리, AI 데이터센터, AI 솔루션, AI 인프라 등 글로벌 AI 사업 확장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부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보한 AI 역량은 SK그룹의 AI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종합 AI 서비스 제공 업체’로 도약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AI 생태계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HBM4E. <사진=SK하이닉스>

먼저 반도체의 경우, 거대언어모델(LLM) 학습부터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등으로 확장되는 AI 수요에 맞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를 개발하고 최적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급증하는 AI 워크로드 요구에 맞춘 차세대 메모리도 발굴하고, 실제 서버 환경에서의 검증을 거쳐 AI 서버용 메모리의 새로운 기준도 정립해 나갈 방침이다.

AI 팩토리 분야에선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미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와 총 5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에 나선 상태다.

SK그룹의 AI 생태계 확산의 주축이 될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2GW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 받기로 했다. 이는 양사가 지난 6월 합의한 국내 GW급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팩토리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된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VR)’을 도입한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고성능 AI 팩토리를 구축·가동할 계획이다.

SK는 소버린 AI, 피지컬 AI, 에이전틱 AI와 기업용 AI 서비스를 아우르는 대규모 AI 인프라 개발을 가속화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늘어나는 AI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SK하이닉스·SKT와 엔비디아 간 전략적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해 나간다. SK는 약 1000조원을 투자해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짓겠다고 공언했다.

우선 2029년부터 전국 주요 거점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AI 수요와 투자 여건을 고려해 2035년에는 추가로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건설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는 SK텔레콤의 국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과 AWS의 글로벌 클라우드·AI 기술 및 고객 기반을 결합해 국내 주요 거점으로 사업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GW급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은 미 현지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HYAICO 코퍼레이션의 투자 실행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사회 의장으로 공격적인 AI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을 직접 주도하면서, 그룹 내 AI 신성장동력 창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6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이 AI를 추진하는 궁극적 목표는 ‘지능 생산 시장’을 활성화해 사회의 고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국민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다”면서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생산 기지 등 SK가 만드는 AI 인프라는 다양한 산업까지 함께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용해 대한민국의 핵심 성장 기반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AI에 대한 강력한 투자는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는 근간이 될 것이다”며 “SK는 AI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장에 동참하고,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HYAICO 코퍼레이션의 투자 재원과 기존 솔리다임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엄격히 구분,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분명히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YAICO 코퍼레이션은 투자와 이익을 분리해, 투자는 캐피털 콜 방식으로 필요할 때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출자사로부터 받아 오고, 솔리다임의 배당과 수익에서 창출된 이익은 SK하이닉스 주주들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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