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중심 해외점포…미·중 관세전에 비상등
신한은행, 카자흐스탄 진출 유일…순이익 성장도 괄목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 갈등을 넘어 동남아시아 주요국까지 고관세 조치를 확대하면서, 동남아에 집중된 국내은행의 해외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다만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202개 중 동남아시아 8개 국가에 자리한 점포는 65개로 전체의 32.2%를 차지했다. 이는 아시아권 해외점포(137개) 중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20개, 미얀마 14개, 인도네시아 9개, 캄보디아 9개 순으로 많았다. 해외점포 총자산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6.4%로 집계됐다. 국내은행들은 현지화 전략으로 각 나라 고객 기반을 넓히는 한편,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도우며 시장을 확장해왔다.
최근 미국은 제조업 보호 및 공급망 재편을 이유로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주요국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캄보디아가 49%, 베트남 46%, 태국 36%,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이는 해당 지역에 법인을 둔 국내은행에 무역 감소, 환율 변동성, 정책 대응 비용 증가 등 복합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가운데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우려가 적은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8년 국내은행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현지법인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을 설립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덕분이다. 해당 법인은 알마티를 중심으로 기업대출과 무역금융, 소매금융 등 현지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50.1% 증가한 103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중 베트남법인(2640억원), 일본법인(1486억원)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자산 이동과 현지 금융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의 정치·관세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고려한 대안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한은행의 사례는 해외사업 다변화 전략의 모범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원유와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 산업 기반이 풍부한 성장시장으로도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최대 2000만톤 이상의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됐는데, 매장량 규모가 사실로 확인되면 중국과 브라질에 이은 세계 3위를 차지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중앙아시아 지역을 단순한 해외 거점이 아닌 글로벌 성장 핵심축으로 관리하고 있다. 실제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9일부터 3일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잇따라 방문해 현지 금융당국과의 면담 및 사업장 시찰에 나섰다.
진 회장은 카자흐스탄 금융감독원,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 등과 만나 금융산업 발전 계획 및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현지법인의 사업 기반을 점검했다. 특히 현지 중고차 판매 1위 파트너사인 아스터 오토(Aster Auto) 본사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둘러보는 한편, 알파라비 카자흐 국립대의 한국관 개관식과 장학금 전달식에도 참석하며 문화 교류 확대에도 나섰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다양한 교류 확대를 통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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