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과 결별한 NH농협은행, 비이자 활로 ‘투자자문업’ 낙점

시간 입력 2025-03-25 07:00:00 시간 수정 2025-03-24 17: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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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관련 수수료이익 타격…비이자 부문 빨간불
금융·부동산 투자자문업 진출로 수익 다각화 겨냥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의 원화입출금 계좌 제휴 종료로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타격이 예상되는 NH농협은행이 투자자문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설지 주목된다. 농협은행은 전국 농·축협 네트워크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투자자문 서비스의 온·오프라인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전날 7년간 이어온 농협은행과의 원화입출금 계좌 제휴를 종료하고 KB국민은행과 새로운 거래를 시작했다.

이번 제휴 종료로 빗썸 고객은 더 이상 농협은행 계좌를 통해 원화입출금 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그간 제휴를 통해 확보했던 가상자산 예치금 약 2조원에서 얻던 신탁 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잃게 되면서 비이자이익 부분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807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 성과면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이자이익은 7조6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며, 수수료이익 역시 7454억원으로 0.3% 줄었다.

영업 지표가 악화됐음에도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의 감소 영향이 컸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9696억 원으로 전년보다 42.4% 감소했다.

올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은행권 전반에서 이자이익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 확보가 관건으로 부상한 가운데, 농협은행은 빗썸과의 제휴 종료로 인해 예년과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은행 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이는 대손비용 감소 등의 영향”이라며 “이자이익은 증가세가 2023년에 이어 지속 둔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부동산 투자자문업 등록 허가를 받았다. 금융과 부동산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사례는 국내 은행권에서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농협은행은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맞춤형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특히 전국에 넓게 분포한 농·축협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농지 및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을 공략하고, 지난해 11월 모바일 플랫폼 NH올원뱅크에 출시한 ‘내일의 땅’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취임한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디지털 리딩뱅크로의 도약과 미래금융 선도은행으로의 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 강 행장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디지털 등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서 전문인력 양성과 과감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투자자문업을 포함한 수수료 이익과 보험 수익 등에서 실적을 개선하고 있는 만큼 비이자 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문업 등록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금융시장 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농협은행만의 특화된 투자자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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