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3등급’ 분류 여파는…이복현 “동양·ABL생명 인수, 다각도로 검토”

시간 입력 2025-03-19 17:04:10 시간 수정 2025-03-19 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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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경영평가 ‘3등급’…내부통제 미흡이 결정적
생보 인수 불확실성↑…조건부 승인 가능성은 열려있어
동양·ABL생명 인수, 5월 열릴 금융위 정례회의서 결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홈플러스,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은 ‘내부통제 미흡’을 들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췄다. 

3등급 금융사의 신규 자회사 편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판단이 주목된다. 동양·ABL 생명 인수 계획과 관련 금감원은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을 추가로 제출받아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 3등급 이하 경영 상황에서는 자회사 인수를 불허하지만 추가 요건을 충족하면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배경을 밝혔다. 금융지주사가 3등급 이하 등급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가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입니다.

금감원의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는 금융지주의 △리스크 관리 △재무상태 △잠재적 충격 등 크게 3가지 부문을 평가한다. 세부적으로는 11개 세부평가 부문과 50개 평가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자회사 리스크 한도 및 금융사고 관리, 내부통제 체계 등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며 “특히 여타 금융지주사와 비교했을 때도 내부통제 수준이 낮았고 직전 평가 대비 하향 조정된 세부 평가 항목이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대규모 부당대출 건이 우리금융 등급 하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 약 230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약 730억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회사 인수합병(M&A) 등 우리금융 주요 경영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사전 검토가 미흡했고, 자회사 등에 대한 업무지원과 통할, 그룹 내 내부거래 관리 등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도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금감원의 경영평가 등급 재분류로 불투명해졌다.(사진=각사)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이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중순 금융위원회에 두 생명보험사의 인수 승인 심사를 신청했으며, 현재 금융위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와 ABL생명 지분 100%를 총 1조549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금융당국의 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원칙적으로 신규 자회사를 편입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등급 조정이 확정되면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금융위가 예외적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영실태평가 기준에 미달해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자회사를 편입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예외 승인 가능 여부 및 조건 등에 대해서도 법규에 따른 선택지를 다각도로 보고 있다”며 “자회사 편입 승인 등과 관련해 금융위가 균형감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금감원 검토 의견을 보고하는 등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불확실성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가 오는 5월 열릴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에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지난해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기존 잠정치 대비 소폭 개선됐다는 점을 공시하는 등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이 금융위 위원들의 확신을 끌어낼 수 있다면 승인 심사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엄격하게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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