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지난해 순이익 늘었지만 수익성 지표 악화
강태영 행장, 기업관리·WM 등 과감한 투자 예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고객 확보 주력

올해 사령탑에 오른 강태영 농협은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대출자산 증대, 수익 기반 확대 등으로 지난해 악화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후발주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80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농협중앙회에 부담하는 농업지원사업비를 더한 당기순이익은 2조795억원으로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증가세 면에서 아쉬운 수준이다. 농협은행과 함께 5대 은행으로 묶이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모두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6738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은행의 순익 증가 배경에는 줄어든 신용손실충담금 전입액이 자리한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신용손실충담금 전입액은 9696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4% 감소했다. 사실상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실적 선방으로 돌아온 셈이다.
수익성 지표는 1년 전보다 뒷걸음질 쳤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총영업이익은 7조8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 줄었다. 이 가운데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7조6579억원, 7454억원으로 각각 1.3%, 0.3% 감소했다. 유가증권 및 파생이익은 16.0% 급감한 5873억원이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하향세를 이어오고 있다. 기업대출, 특히 중소기업 대출자산 성장을 통해 NIM 하락을 상쇄한 4대 은행과 달리 농협은행의 중기대출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국민은행(6.2%)과 신한은행(8.2%), 우리은행(6.5%) 모두 지난해 6%가 넘는 중기대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3.1%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중기대출 성장률은 1.2%에 그쳤으나, 원화대출금 규모는 134조9700억원으로 88조5641억원을 기록한 농협은행의 1.5배 수준이다.
올해 취임한 강태영 은행장은 농협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자이익의 기반인 대출자산을 늘리는 동시에 비이자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새 수입원을 모색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다.
강 행장은 취임 후 현장경영을 통해 기업금융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를 시작으로 서울, 경북, 경남 현장을 찾아 지역 직원들과 2025년 경영목표를 공유했고, 13일에는 부산 지역 제조기업을 찾아 “강소기업 발굴 및 실질적 금융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강 행장은 올해 중점 추진과제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강 행장은 취임 전 농협은행 올원뱅크사업부장과 디지털전환(DT)부문 부행장을 역임한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은행은 지난 4일 NH올원뱅크 중심의 슈퍼플랫폼을 구축을 완료했다. 농협은행은 이번 개편으로 비대면 판매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고, 하나의 앱에서 금융계열사 종합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동산,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일상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락인 효과(Lock-in)도 꾀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비대면,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 접점을 반영한 새로운 고객 전략을 제시하고, 고객 일상에 금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다양하고 편리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율적 자산운용과 자본적정성 제고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금융, 자산관리(WM), 디지털 등 미래 핵심사업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과 과감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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