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폭풍, 환율 1450원대 찍나…시중은행 외화 유동성 관리 ‘살얼음판’

시간 입력 2024-12-13 07:00:00 시간 수정 2024-12-12 17: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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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30원대에서 등락…시장서는 1450원대 관측도 나와
시중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 150%대 후반…제도 도입 이후 최고
증권가, 원·달러 환율 안정 되찾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의 해소’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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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간 은행권에서는 선제적으로 외화 유동성을 관리해 왔으나, 최근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과 연류 환율이 14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자 은행의 외화 유동성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1431.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일(1432.2원)보다 0.3원 내린 수준이다.

전날 환율은 장 초반 1420원대 후반까지 내려가며 하락 출발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탄핵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국내 정치적 불안감이 고조되자 143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진 데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환율 불안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12월 3일 원·달러 환율은 1402.9원으로 거래됐으나, 발표 직후 오전 12시 20분께 1444.7원으로 치솟았다. 정치 불안이 원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후 △4일 1410.1원 △5일 1415.1원 △6일 1419.2원 △9일 1437.0원 △10일 1426.9원 △11일 1432.2원 △12일 1431.9원 등 환율은 높은 수준에서 널뛰기를 지속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은행의 외화 유동성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환율이 오를 경우에는 은행의 외화 위험가중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져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달러 빚이 있다면 이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은행이 갚아야 할 빚도 늘어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외화 유동성이 악화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은행의 외화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

그간 은행권은 선제적으로 외화 유동성을 관리해 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은 3분기 157.32%로, 전년보다도 9.42%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LCR이란 30일간 은행이 순외화 유출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달러·미국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일컫는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163.82%로 홀로 160%대를 기록하며 은행권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KB국민은행 156.71% △신한은행 155.20% △우리은행 153.55% 등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각각 20.18%포인트, 11.11%포인트 개선하는 데 성공하며 외화 유동성 대응력을 선제적으로 늘려온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은행권의 경우 당장 외화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설 수 있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만큼, 당국 차원에서도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확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환율이 1450원대를 넘어서는 것은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외에는 경험해 본 적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 발생 시 처음에는 원화 자산 약세와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해소 후에는 안정을 찾는 양상이었다”면서 “따라서 현재 시장 안정에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의 해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 및 원·달러 변동성은 향후 사태의 추가 확대 여부 및 장기화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며 “지난 주말 탄핵 표결이 부결되며 사태가 빠르게 수습될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1390~1450원 내에서 환율이 레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당국에서는 환율 상승과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따른 은행권의 자본비율 영향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9일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 기 마련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즉각적 시장안정조치를 실행하고, 외화자금 동향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해 금융회사의 충분한 외화 유동성 확보를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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