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관리 고삐…우대금리 없애고 상품판매 중단도

시간 입력 2024-12-06 07:00:00 시간 수정 2024-12-05 1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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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733.3조…전월보다 1.3조원↑
10월 이후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폭
총량 관리에 대출 문턱 높여…기준금리 인하 효과 미미

국내 주요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한편, 대환 목적의 가계대출 상품판매를 중단하는 은행도 속속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내리면서 금리 인하기에 진입했지만, 은행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대출절벽’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33조338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2575억원 늘었다. 지난달 증가폭인 1조1141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1조원대를 나타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 8월 9조6259억원으로 매월 늘다 9월 5조6029억원으로 둔화한 바 있다.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이 더해진 영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금리 인상 외에도 접수 채널을 줄이는 물리적 조치를 단행하며 가계대출 관리에 주력해왔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3.25%로 결정하며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5대 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지난달 4%대에서 이달 3%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주요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금융소비자들이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달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몇몇 은행은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축소하기도 했다.

대출 축소 기조는 이달에도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주요 신용대출 8개 상품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없앴다. 이밖에 기존 신용대출을 연장·재약정하는 경우에도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9일부터 타 금융기관 대환 목적의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다만 새희망홀씨대출과 햇살론15, 햇살론뱅크 등 서민금융상품은 계속 취급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 높이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취급액이 올해 목표치를 상당 수준 초과하면서 금융당국은 내년에는 월별·분기별로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월별·분기별로 가계대출을 점검할 경우 연초 대출을 확 늘렸다가 연말 대출을 막는 기존 방식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균일하게 분산하겠다는 게 금융당국 목표”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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