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스크 대응, 외화자금 쌓는 은행권…하나은행 최다 보유·증가폭은 우리은행 최대

시간 입력 2024-11-21 07:00:00 시간 수정 2024-11-20 17: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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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외화자금 209.9조…1년새 2.14%↑
유동성 위기 발생 시 대응능력도 지속 상승세
美 금리인하·신 정부 출범 따라 시장 변동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 역시 외화자금을 쌓으며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와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국 차원에서도 해당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외화자금 총액은 209조96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05조5559억원)보다도 2.14%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외화자금이 1년새 큰 폭 올랐다. 3분기 말 우리은행의 외화자금은 52조1469억원으로, 전년 동기(48조9044억원) 대비 6.63%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외화자금 역시 큰 폭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말 외화자금 총액은 44조2928억원으로, 전년 동기(42조4558억원) 대비 4.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외화자금은 전년 대비 소폭 떨어졌으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먼저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외화자금은 59조3093억원으로, 전년 동기(59조8286억원) 대비 0.87% 줄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외화자금은 0.28% 감소한 54조2139억원을 기록했다.

외화자금에는 외화예수금을 비롯해 외화차입금과 초단기성 자금인 외화 콜머니, 외화사채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외화자금을 끌어모은 데는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장기화가 이어져 온 글로벌 금융시장은 최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며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마저 생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신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 상승,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앞서 Fed는 이달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4.75~5.0%에서 연 4.5~4.75%로 0.25%포인트 낮췄다. Fed는 지난 9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한 데 이어 다시 ‘베이비 컷’을 이어갔다. 이로써 한국 기준금리(3.25%)와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어들게 됐다.

이처럼 국내 시중은행은 높아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외화를 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외화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4대 은행의 LCR은 올 3분기 평균 157.3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54.65%) 대비 2.67% 상승한 수준이다. LCR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도 외부 도움 없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고유동성자산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당국 또한 높아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경각심을 갖고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 불안이 확산될 경우에는 시장 안정을 위해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관계기관 및 학계·시장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시장 현안 점검 소통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대선과 FOMC 이후의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을 점검하는 한편,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 체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호한 경제상황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전망 등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감세와 규제완화, 보호무역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와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되고, 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당국은 외화자금시장에서 차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달러 유동성 역시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수준이 추가로 높아지면 자금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일별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진행 중이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트럼프트레이드’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도 관계 기관들과 함께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변동성 확대가 금융시장의 기본적인 안정성을 위협할 요인은 아니지만, 미국발 이슈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14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미국 대선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간담회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 신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함께 세계경제 성장·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의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중심으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며, 관계기관도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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