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신탁수수료이익 5450억원…1년 전보다 7.3% 줄어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 3Q 전년동기 12.4%, 140억원 증가
홍콩 H지수 ELS 사태 후폭풍…당국 ‘전면 금지’ 카드에 우려 커져

국내 시중은행의 신탁수수료가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은행 비이자이익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신탁수수료는 지난해 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로 은행들이 관련 상품 취급을 중단하면서 맥을 못추는 모양새다.
전망도 어둡다. 금융당국은 ELS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의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제한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신탁수수료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430억원) 감소했다.
신탁은 금융사가 고객의 자산을 맡아 운용해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운용 기간이 긴 만큼, 장기간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은행 비이자 사업 부문의 효자 수입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해 초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에서 수조원대 원금 손실이 발생하며 은행들의 신탁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주요 은행들은 ELS 판매를 자체적으로 잠정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주력해왔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신탁수수료이익은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1840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370억원으로 25.5%(470억원) 급감했다. 홍콩 ELS 판매액이 은행 중 가장 많았던 만큼,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의 신탁수수료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2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6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경우 1540억원으로 2.5%(40억원) 감소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1270억원의 신탁수수료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4%(140억원) 증가한 규모다. 사태 당시 판매액이 가장 적었던 우리은행은 ELS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금융보안교육센터에서 열린 ‘H지수 기초 ELS 대책 마련을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유튜브 갈무리>
올해 상반기 이후 ELS 판매 은행들이 손실 배상 관련 충당금을 모두 적립하고 홍콩 H지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련 리스크는 완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권 금융상품 판매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나서면서 은행 신탁수수료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H지수 기초 ELS 대책 마련을 위한 공개세미나’를 열고 각계 전문가들과 의견을 공유했다. 세미나에서는 △(1안)은행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금지 △(2안)지역별 거점점포에 한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허용 △(3안)은행 내 판매 창구 분리 등 세 가지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1안은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에도 은행권에서 판매해 온 일정 조건의 ELS 편입 신탁과 고난도 금투상품 편입 공모펀드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은행권은 고난도 금투상품을 전면 금지할 경우 은행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선택권도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인균 은행연합회 본부장은 “은행을 통한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를 제한할 경우 금융소비자의 금융상품 접근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의 판매 창구 분리 및 금투상품 안내 강화 등과 함께 사전 교육을 이수한 소비자에게만 판매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세미나에서 소개된 개선 방안 중에서 하나를 택하는 것은 아니고 변형된 형태에서 최종 대책이 나올 수 있다”며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 뿐 아니라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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