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중소기업 ‘옥석가리기’?…시중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3.5조 줄었다

시간 입력 2024-11-12 07:00:00 시간 수정 2024-11-12 07: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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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42.3조…1년 전보다 8.6%↓
누적 건수는 6.9만건 줄어든 30.1만건
당국 제도 개선 이후 문턱 높아져…질적 성장에 집중

국내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1년 새 13조5000억원 줄었다. 관련 누적 건수도 7만건 가까이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기술신용대출 허들이 높아지며 무분별한 대출 집행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142조35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8.6%(13조4544억원) 줄었다. 해당 기간 기술신용대출 누적 건수는 30만1009건으로 18.7%(6만9166건)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권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4년부터 해당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29조96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6%(8조2339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누적 건수는 8만1101건으로 29.7%(3만4236건) 줄었다.

우리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4조3831억원으로 6.1%(2조2421억원), 누적 건수는 5만4562건으로 19.7%(1만3384건)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잔액은 5.4%(2조262억원) 줄어든 35조8279억원, 누적 건수는 13.0%(1만1618건) 감소한 7만8072건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43조1308억원에서 올해 9월 말 42조1785억원으로 2.2%(9522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건수는 9만7202건에서 8만7274건으로 10.2%(9928건) 줄었다.

주요 은행의 기술신용대출이 줄어든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리스크 관리 기조가 자리한다. 은행 중소기업대출 중 담보·보증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66.7%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2년 말 79.2%로 크게 늘었다. 올해 9월 말에는 80.7%로 집계됐다.

은행 자체 리스크관리뿐만 아니라 기술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잔액 감소로 이어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하반기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심사에 활용되는 ‘기술신용평가(TCB)’의 발급 기준을 강화했다.

또 금융위는 올해 7월부터 기술금융 3대 평가(기술신용평가·품질심사평가·테크평가)를 시행했다. 이로 인해 일반 병·의원과 소매업 등 비기술기업에 대한 기술금융을 시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기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이후 신규 기술신용대출을 무분별하게 취급하기 어려워졌다”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술 중소기업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기술신용대출 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가 지난 5일 개최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회의’에서는 중소기업 신용대출 시장이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 분야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지난 7일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금융이 담보와 보증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며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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