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무수익여신 3.7조원…1년 전보다 16.9%↑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규모 늘린 기업대출 악화

국내 주요 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가 1년 새 5000억원 이상 늘어 4조원을 목전에 뒀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차주들의 상환여력이 악화한 탓이다. 특히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인해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 부실도 확대된 모양새다.
9일 각 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3조7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6.9%(5473억원) 늘어난 규모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채권과 이자 미계상 여신의 합계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올해 6월 말 기준 8481억원으로 51.7%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0.19%에서 0.28%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9466억원, 8056억원으로 각각 35.4%, 18.0% 증가했다.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민은행이 0.24%, 하나은행이 0.23%로 각각 0.05%포인트, 0.02%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5430억원, 6513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3.0%, 4.6% 줄었다. 무수익여신 비중은 우리은행이 0.04%포인트 내린 0.17%, 신한은행이 0.02%포인트 줄어든 0.19%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 증가율은 전체 대출 잔액 증가율인 7.9%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이 17.9%(3914억원) 늘며 가계대출 무수익여신 증가 규모(14.0%, 1392억원)보다 컸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공을 들인 결과다.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1007조207억원으로 10.5%(95조3127억원) 늘었으나, 가계대출 잔액은 711조3781억원으로 4.5%(30조586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침체가 겹치며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건수는 총 987건으로 전년 동기 724건 대비 36.3% 증가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들의 기업대출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다만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 만큼 상반기만큼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기업대출 관련 부실 규모가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우량차주 발굴,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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