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52.3조…전년 수준 유지
누적 건수는 33.4만건으로 1년 전보다 10.6% 줄어
당국 제도 개선 이후 양보다 질에 집중

국내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대출 잔액이 전년과 비슷했음에도 누적 건수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기술신용대출 심사 문턱이 높아지며 시중은행들이 대출 확장보다 옥석가리기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309조4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7%(2조375억원) 늘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권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4년부터 해당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52조3115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0.5%, 7626억원) 줄었다. 누적 건수는 37만4042건에서 33만4442건으로 10.6%(3만9800건)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38조142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4조8052억원으로 8.8%(3조3375억원) 감소했다. 누적 건수는 11.4%(1만3067건) 줄어든 10만1839건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3조7381억원으로 1년 전과 비슷했고, 누적 건수는 9만1744건으로 8.9%(8915건) 줄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잔액은 2.0%(6693억원) 늘어난 34조9713억원, 누적 건수는 15.7%(1만476건) 줄어든 5만6237건을 각각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8조7969억원으로 5.1%(1조8854억원) 늘었다. 반면 기술신용대출 누적 건수는 8만4422건으로 8.0%(7342건) 줄었다.
이는 고금리 및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대출을 받는 데 부담을 느낀 중소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크거나 영업적자인 기업의 비중이 중소기업은 24.2%로 대기업(9.1%), 중견기업(8.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대출 잔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누적 건수가 줄어든 것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집행됐던 기술신용대출이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이후 정상화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하반기 기술신용대출을 받기 위한 사전절차인 기술신용평가(TCB)의 발급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감사원이 올해 초 발표한 금융위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기술자격을 근거로 발급된 TCB 평가서 3856건 중 49%(1890건)가 부실로 판정됐다. 자동차 수리업체나 주유소 등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이 아닌 업체가 TCB 평가서를 발급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금융위는 지난달 1일 기술금융 가이드라인 및 3대 평가 매뉴얼(기술신용평가·품질심사평가·테크평가)을 시행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평가 기준이 한층 강화된 만큼, 무분별한 양적 늘리기보다 기술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금융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선방안 시행으로 기술금융 신뢰도가 높아지고 기술평가와 신용평가가 결합한 통합여신모형 구축에 필요한 양질의 기술신용데이터가 축적되는 등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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