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에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에 미흡 지적
올해 말부터 은행·지주 CEO 14명 연달아 임기 만료
올해 말 국내 은행장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승계절차가 금융당국의 눈높이에 맞느냐다.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미흡’ 딱지를 받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 18개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등 은행권 현안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은행지주 및 은행 이사회 의장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한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 이사회 의장들에게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당부했다. 특히 금감원이 지난해 말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맞춰 CEO 선임절차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금감원이 내놓은 모범관행에는 △체계적인 검증절차 마련 △내·외부 인사 평가의 공정성 확보 등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와 관련한 원칙들이 포함돼 있다. 올해부터 모범관행이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최소 CEO 임기가 만료되기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이 부위원장은 “대부분의 은행이 전반적으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이행계획을 수립·이행하고 있지만, 일부 항목의 경우 이행시기가 너무 늦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등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CEO 및 사외이사 선임절차가 모범관행에 따라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경영승계절차나 이사회 구성·평가 등에 관한 기준을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이 이번 간담회에서 은행권 이행계획의 미흡한 점을 짚은 데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은행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는 것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1월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을 시작으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 수장의 임기가 연말 만료된다. 올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의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의 은행장 임기도 올해 말까지다.
지방은행 수장들의 임기도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31일까지다.
은행권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지적이 은행을 넘어 금융지주까지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울 시작으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병환 후보자 역시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과 관련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적인 제한에 앞서서 우선적으로 선임·연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최근 몇 년간 제도 개선과 경영승계 프로그램 선진화 등으로 차기 회장·은행장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우리·신한·KB·DGB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승계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만큼, 이행계획 수립에 부담을 느낄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구는 사실상 외부 인사를 중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회사에 오랜 시간 몸담아온 내부 출신 인사가 배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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