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홍콩 ELS’ 충격 벗고 날개짓… 2분기 순익 4.5조 전망

시간 입력 2024-06-24 18:00:00 시간 수정 2024-06-24 16: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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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당기순익, 1년 전보다 5% 개선될 듯
대출자산 성장세로 이자수익 개선 기대
홍콩 H지수 반등으로 충당부채 일부 환입 전망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1분기 고배를 마신 금융지주들이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자산이 지속 성장한 영향이다. 홍콩 H지수의 반등으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쌓은 충당부채를 일부 환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기준) 추정치는 총 4조5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2% 개선된 수치다.

개별 금융사로 보면 KB금융의 2분기 순익은 1조448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91억원)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추정치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익 추정치는 1조2973억원, 9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3.6%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2분기 6252억원에서 올해 2분기 8064억원으로 순익이 29.0%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 전망치는 8조73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조1824억원)와 비교해 4.9%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분기 홍콩 H지수 ELS 배상에 따른 충당부채 1조2334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지속 성장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5월 은행 대출 순증액은 29조8000억원으로 1분기 순증액(28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고,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홍콩 H지수가 연초보다 오르면서 충당부채가 일부 환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은행들은 지난 3월 말 기준 홍콩 H지수(5810.79)를 기준으로 충당부채를 설정했는데, 현재 지수는 6400선까지 오른 상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5월 은행 대출성장률이 양호하고 2분기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도 그다지 크지 않은 데다 홍콩 ELS 충당금 환입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건전성 악화 등 여러 우려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은 최근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사업장 평가등급을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금융사의 자체평가 결과가 미흡할 경우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수 있도록 권고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출 수요 증가 등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상당하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은행 자회사의 부동산 PF 리스크나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우려 등도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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