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디지털금융 DNA 전파
4대 시중은행 인도네시아 성과, 여전히 적자거나 뒷걸음질

카카오뱅크에 이어 한화생명까지 ‘기회의 땅’으로 일컬어지는 인도네시아에 국내 금융사들이 잇따라 진출하며 신성장동력을 꾀하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에 기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들의 성과가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단발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잇따르지만, 금융사들은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위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상품, 서비스 기획, UI·UX 개선 및 개발 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등 모바일 뱅킹 성공 노하우와 금융 기술 역량 등을 지속 자문할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슈퍼뱅크에 녹임으로써 경쟁력 향상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장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의 전반적인 디지털금융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3일 자카르타에서 리포그룹(Lippo Group)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Nobu Bank)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데 따라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자사가 지닌 디지털역량을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와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운 상태다.
특히 초기에 한화생명과 한화금융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적용시킬 계획인데, 이를 통해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인구가 2억8000만명 수준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데다가 평균 연령이 29.9세일 정도로 젊어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는 영향이다. 아울러 디지털 및 인터넷 이용에 익숙한 만큼 디지털금융을 통한 금융시장 확대가 용이하다는 강점도 있다.
여기에 매년 5% 내외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물론, 아세안(ASEAN) 최대 경제 대국이자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보유국인 만큼 글로벌기업들의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점 역시 신성장동력을 꾀할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손꼽힌다.
다만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주요 시중은행들의 성과가 좋지 못하다는 점은 단기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지난해 기준 KB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만이 지난 2022년 8020억8400만원 적자에서 2612억6300만원 적자로 손실폭을 줄였을 뿐 신한은행의 신한인도네시아은행, 하나은행의 PT Bank KEB Hana,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모두 순익이 감소했다. 세부적인 순익 감소율은 △신한은행 39.3% △하나은행 26.1% △우리은행 11.9% 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해외 진출에 있어 단기적인 성과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크다”며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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