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늘린 시중은행, 연체율 상승에 골치

시간 입력 2024-05-11 07:00:00 시간 수정 2024-05-10 17:18:18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4대 은행 평균 연체율 0.29%…전년 말보다 0.04%p↑
고금리 장기화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고통 가중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이 연체율 상승으로 되돌아왔다. 고금리 장기화, 경기 악화 등으로 기업대출의 주 대상인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이 약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0.2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0.25%)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0.06%포인트 오른 0.32%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0.03%포인트 오른 0.29%, 0.25%로 각각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0.28%로 0.02%포인트 올랐다.

이들 은행의 연체율 상승은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대응해 기업대출 확대에 주력해왔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잔액에서 건전성이 높은 대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가 채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경기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차주들이 주를 이룬다.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올해 1분기 기준 0.36%로 집계됐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0.27%로 중기대출 연체율보다 0.09%포인트 낮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으로 건설업 불경기가 이어지고, 고금리 장기화로 개인사업자의 상환 능력이 취약해지면서 은행권 중기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경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지난 1월 당국에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2%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다만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이 추가적인 건전성 악화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4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늘었다. 고금리 여파에 대출을 갚기보다 파산 절차를 택한 중소기업이 증가했다고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중소기업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307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전망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5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9.2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4.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현재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7일 외국계 금융사와의 비디오 컨퍼런스에서 “현재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팬데믹 기간 중 누적된 금융불균형 해소 과정에 수반되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상으로 우리 경제 회복세와 금융부문의 대응능력을 감안할 때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