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난해 기업대출 ‘떼인 돈’ 26% 급증…신한은행만 소폭 감소

시간 입력 2024-02-27 17:44:20 시간 수정 2024-02-28 07: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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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부실채권 3.3조…기업대출 비중만 70% 넘어
회수 불능한 추정손실 여신 일년새 64% 급증
NPL커버리지비율 제각각…우리은행 손실흡수능력 ‘최대’

지난해 시중은행이 기업대출을 통해 자산을 확대했지만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면서 기업대출 부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상환 능력이 심각하게 악화한 추정 손실 여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마다 손실흡수능력이 편차가 발생해 향후 기업대출 영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총 3조3864억원으로 전년(2조7269억원) 대비 24.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은 총 여신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의 합으로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커졌다는 건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가 그만큼 늘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지난해에는 시중은행이 내준 기업대출에 고정이하여신이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1조9088억원에서 2조4151억원으로 26.5%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증가율이 9%인 점을 감안하면 부실대출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규모를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2022년 5034억원에서 이듬해 8716억원으로 73.1%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기업대출에서 부실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0.26%에서 0.42%로 늘었다. 0.4%를 초과한 건 2021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어 하나은행이 31% 증가한 5938억원을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4.3%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심각한 건 고정이하여신 가운데 추정손실여신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추정손실여신은 총 여신 중 회수 불능이 확실해 손실비용처리가 불가피한 회수예상가액 초과여신으로 은행의 수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깡통대출이나 다름 없다.

전체 대출에서 추정손실여신이 50.7% 증가할 동안 기업부문 손실추정여신은 64.1% 늘었는데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전년 대비 2배 넘게 불었다.

부실채권 규모는 대체로 증가한 반면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편차를 보였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 비중을 나타내는데 부실이 발생했을 때 은행이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버틸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NPL커버리지비율 추이를 보면 우리은행이 318.4%로 1년 전보다 55%포인트 늘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NPL커버리지비율을 31%포인트 확대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3.8%포인트, 21.79%포인트 줄어 손실흡수능력이 다소 후퇴했다.

시중은행이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부실대출 관리 능력에 따라 기업대출 여력 역시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고위험자산 등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할 예정”이라며 “미래경기전망을 반영해 대손요소를 변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면서 성장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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