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9연속 동결’ 배경은 물가·가계부채 불안…“상반기 인하 어렵다”

시간 입력 2024-02-22 17:39:18 시간 수정 2024-02-22 17: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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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 금융위원 만장일치 ‘동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지만 경로 불확실성 커
경제성장률 상·하반 요인 상존…“5월 경제전망 후 인하 판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넘게 3.5% 수준으로 묶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생활 물가와 국제유가 등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게다가 가계부채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서둘러 인하하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어진 통화 긴축 영향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진 데다 고금리 기조로 국내 소비가 좀처럼 진작되지 않는 점은 통화 긴축을 지속하기에 부담 요인이다. 5월 발표될 경제전망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판단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4·5·7·8·10·11월과 1월에 이어 9연속 기준금리를 조정없이 유지했다. 기준금리가 1년 이상 동결된 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4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되면 역대 세 번째 최장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한은이 9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건 물가가 여전히 불확실한 경로를 나타내고 있는 까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달 2.8%로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불안한 농산물 가격과 에너지 가격 등 언제든지 물가상승을 부추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물가경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국제 유가 및 국내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 영향으로 물가안정정책에서 실패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 리스크’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라스크마일 리스크는 큰 폭의 물가상승률 이후 나타나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 오인하면서 정책당국이 성급하게 긴축 기조를 종료해 물가안정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의미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대부분이 물가상승률이 2%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며 앞으로 물가가 전망대로 둔화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물가상승률이 예상 경로를 따라가는지 아직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경제 규모와 비교한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이번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20일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가계부채 비중은 100.8%로 조사 대상 34개국 중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물가상승률과 가계부채에만 초점을 맞추기엔 경제성장률과 부동산 PF 부실 위험 등 여러 변수가 한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로 지난해 11월 전망과 큰 변화가 없지만 1년 전 전망치(2.4%)보다 0.3%포인트 조정했다. 2년 이상 지속된 통화긴축 영향으로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국내 소비 회복세가 더딘 까닭이다. 실제로 한은은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을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은 1.6%로 하향 조정했다.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금통위원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이 총재는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서 물가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해 내수 부진도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해서 조기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에 선을 그었지만 5월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번 통화정책방행을 통해 물가 경로와 국내 요인들이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5월 경제전망 데이터가 발표되고 전망 경로를 확인하면 통화정책방향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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