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수수료이익 4.5조원…1년새 2.7%↑
은행권 신탁수수료 모두 성장세 기록
하나 12.9%·KB국민 6.5%·NH농협 5.6% 성장
이자장사로 매를 맞아온 은행들이 지난해 수수료이익 증대에 힘을 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 모두 신탁 부문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은행별로 희비는 엇갈렸는데,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의 수수료이익은 개선된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년보다 뒷걸음질 쳤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기준 4조5782억원으로 1년 전(4조4584억원)보다 2.7%(1198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수수료이익이 8708억원으로 12.9%(995억원) 늘며 5개 은행 중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용카드와 은행업무, 자산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수수료가 1년 새 늘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손익구조 및 체질 개선을 통해 비자이이익 부문에서 외환매매익과 유가증권 등 트레이딩 실적 증대로 이어진 매매평가익과, 퇴직연금·방카슈랑스 등 자산관리 및 외화 관련 수수료 증가에 기인한 수수료이익 등을 확보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수수료수익은 2022년 1조966억원에서 지난해 1조1683억원으로 6.5%(717억원) 증가했다. 펀드판매,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부문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으나, 신탁 부문과 외화 등 기타 부문이 각각 23.5%, 19.9%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환전 수요가 많아 외환수수료가 증가했다”며 “신탁수수료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수수료이익은 7480억원으로 전년보다 5.6%(397억원) 늘었다. 여신 및 외환 부문과 대행업무 부문이 14.1%, 18.2% 각각 감소했으나, 신탁 부문과 기타 부문이 13.5%, 17.0% 늘었다. 두 부문은 농협은행 전체 수수료이익의 75.3%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신한은행의 수수료이익은 2022년 9553억원에서 지난해 9110억원으로 4.6%(443억원) 감소했다. 투자금융수수료가 21.9% 급감한 영향이다. 대신 신탁수수료이익은 1.8% 증가한 18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5.1%(469억원) 감소한 8801억원의 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신탁수수료이익이 1518억원으로 7.4% 늘었지만, 방카슈랑스와 기타 부문이 각각 33.2%, 2.8% 감소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연일 비판하는 가운데 은행들의 수익구조 다변화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특히 비이자이익의 핵심 영역인 수수료 부문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수료 면제 움직임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수수료이익 늘리기는 여의치 않다. 인터넷은행은 송금과 이체 등 생활금융서비스에 이어 최근에는 환전까지 무료화를 선언하고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을 덮친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도 악재다.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탓에 주요 은행들은 ELS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개선세를 보인 신탁수수료도 향후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권에 수수료 무료화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은행 비이자이익에서 수수료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새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은행권의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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