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손실 파장↑…은행권 주가 연계한 자산관리 사업 위축 우려

시간 입력 2024-01-31 07:01:00 시간 수정 2024-01-30 17: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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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ELS 손실 현실화…5대 은행, 수조원대 추산
금융당국 “ELS 상품 위험해…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
일부 은행 ELS 관련 상품 판매 전면 중단…비이자사업 위축

홍콩H지수(항생중국기업지수) 급락에 이를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해 칼날을 빼든 가운데 일부 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는 등 몸 사리기에 나섰다. 다만 ELS가 자산관리(WM) 사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비이자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커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제도를 전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장은 홍콩 ELS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주요 판매처인 KB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체회의에서 “강한 강도로 현장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월 중 가능한 검사를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홍콩 ELS 상품을 비롯한 고위험 상품 판매 중단 가능성도 시사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잔해야 한다’며 질의한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한다. ELS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상품은 모두 위험하다”며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금감원장 역시 같은 의미로 “고위험상품이라 하더라도 상품 구조가 단순한데 고위험인 것도 있고 구조 자체가 복잡한 것도 있다”며 “어떤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고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 고강도 검사에 나선 건 ELS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 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은행의 홍콩 ELS 만기 손실률이 50%를 넘었다. 만기 손실액은 2300억원으로 불어났으며 홍콩H지수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상반기 손실 규모만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칼날을 빼들자 시중은행 전반에 파장이 번졌다. 실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직후 하나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는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이달 초부터 닛케이225지수가 포함된 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일본 증시가 활기를 띄면서 관련 상품 판매량이 늘었는데 홍콩ELS처럼 향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해 손실이 발생할 우려를 전면 차단하기 위함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작년 10월부터 홍콩H지수를 포함해 ELT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당분간 재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주가연계신탁은 ELS를 편입한 은행의 신탁상품으로 ELS 상품과 구조는 동일하다.

국민은행 역시 ELS 상품 판매 중단 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LS 판매가 잠정 중단되면서 올해 ELS를 기반으로 한 은행의 자산관리 사업이 위축될 전망이다. ELS는 은행이 고객이 맡긴 자산을 일정 기간 운용하고 관리해 이익을 남기는 신탁 사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신탁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수료가 은행의 비이자이익으로 잡히는 만큼 올해 비이자 수익원 확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현장 검사를 통해 은행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실에 대한 일부 배상도 피할 수 없다. 실제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불완전 판매로 금융당국은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해야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 ELS 사태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잠재적 변동성이 큰 만큼 손실 우려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ELS 상품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당국의 향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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