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적신호
고금리 장기화·소비 둔화 등으로 취약차주 늘어…연체율 급증
국내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고정이하여신이 급격히 증가했다. 고금리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여력이 악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조88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3%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의 고정이하여신은 58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9% 급증했다. 4대 은행의 중기대출(536조6274억원)에서 개인사업자대출(266조2146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9.6%에 달한다.
금융사의 여신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가지로 분류된다. 고정이하여신은 이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으로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여신을 뜻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255억원으로 89.8% 늘며 개인사업자대출 고정이하여신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KB국민은행(2548억원, 89.1%↑) △우리은행(1057억원, 43.7%↑) △하나은행(1008억원, 24.0%↑)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급격히 상승하는 중이다. 하나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0.47%로 1년 새 0.2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0.23%포인트 오른 0.40%였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0.18%포인트 상승한 0.34%, 0.28%를 기록했다.
이처럼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이 악화하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가 자리한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지속 인상해 지난해 1월 3.50%로 끌어올렸다. 이후 그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8차례 금리를 동결했지만,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의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저신용 차주의 자영업자대출 비중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은 12.4%(38만9000명), 보유 대출 잔액 비중은 11.0%(116조2000억원)로 전년 말(11.0%, 9.8%)보다 늘었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비중이 소폭 증가하고 있다”며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장기평균 수준을 하회하고 있으나,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취약차주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106.6(2020년=100)으로 전년 누계 대비 1.4% 감소했다. 해당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3.1%) 이후 처음이다.
올해 소비 환경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개인사업자대출 차주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18세 이상 국민 1000명 대상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3%가 올해 소비를 지난해보다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소비를 축소하려는 주된 이유는 고물가 지속(43.5%)이 가장 많았고, 대상 품목은 여행·외식 숙박(20.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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