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충당금’ 비상…태영건설발 리스크 확대에 ‘3.6조+α’ 불가피

시간 입력 2024-01-15 07:05:00 시간 수정 2024-01-12 17: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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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작년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3.6조원 초과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지만 태영건설 악재에 추가적립 압박

시중은행의 선제적 대손충당금 확보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이 촉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자극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 개선작업) 개시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시중은행이 보유한 태영건설 보증채무 규모가 1조원을 넘어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의 대손충당금전입액 규모는 총 3조6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7528억원)보다 배 이상 늘은 셈이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향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부실 채권에 대비해 수익의 일부를 미리 떼어 쌓아두는 비용을 말한다. 통상 은행은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면 대출금의 높은 비율을 예치하고 부실화될 가능성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로 예치한다.

시중은행별로 대손충당금전입액 규모를 살펴보면 일제히 확대됐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농협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1조1646억원으로 전년 동기(4372억원)대비 배 이상 늘었다.

국민은행(9182억원)이 농협은행 다음으로 전입액 규모가 가장 컸고 △신한은행 5955억원 △우리은해 5440억원 △하나은행 4550억원 순이었다.

시중은행은 이처럼 실물경기 악화와 연체율 상승, 부실채권 증가 등 비우호적인 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지난해에도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

그럼에도 부동산 PF 관련 채무를 막지 못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대출이 금융권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산업은행이 채권단 소집을 위해 지난달 발송한 문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태영건설 PF 보증채무는 1조963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발채무(유위험보증), 신탁업자 지위 사업장을 제외한 기준이다.

보증채무는 주채무자(태영건설)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보증인(은행)이 그 이행을 책임지는 채무를 의미하는데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PF 보증채무가 4581억원으로 가장 많다.

태영건설에 내준 5대 은행의 단기차입금 역시 147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SOC보증이나 중도금 보증, 책임준공 확약 등 안전한 대출로 이뤄졌다지만 워크아웃이 개시 이후 태영건설 자산 및 부채 실사 과정에서 드러날 추가 우발채무가 금융 불안정성을 높이는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된 만큼 당장 급한 불은 꺼졌지만 원금을 상환할 때까지 부실 우려가 남아 있어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워크아웃이 시작돼 금융채권 만기는 유예됐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한 인건비와 공사비 지급 등 일반 상거래 채권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상환해야 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해졌지만 워크아웃으로 재무개선이 잘 진행되면 다시 환입할 수 있는 비용”이라며 “향후 부동산 PF로 발생할 위험 요인을 모니터링해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역시 부동산 PF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충당금 적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2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제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와 관련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는 금융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유동성 공급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 신청 이후로 현재까지 국내 단기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대체로 정상 차환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인 데다, 해외투자자들도 국내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하며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부동산 PF 부실 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주요 사업장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공조 아래 적기 대응하기로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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