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태영건설 협력사 위한 상생안 마련 주문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 이어 지주사 회장 직접 소환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연일 추가적인 상생을 요구하고 나선 데 따라 시중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진 모양새다.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단행한 코로나19 긴급 지원에 이어 고금리 여파 속 이자 장사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2조원 가량의 상생안까지 내놓았지만 태영건설 협력사에 대한 상생 지원까지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7개 금융지주회사 회장 및 산업‧기업은행장과 2024년 신년 금융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주요 금융현안을 논의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부동산 PF의 전반적인 리스크가 대두된 점을 주요 화두로 삼았다.
이 금감원장은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워크아웃 중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사실상 금융권에는 ‘상생’이라는 명목 하에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한 상태다.
이 금감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구조조정 기업의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거래 상의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지원해달라”며 “특히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영세 중소건설사에 대해서도 유동성 애로가 악화되지 않도록 상생 금융 차원에서 적극적인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가 9일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발생 가능한 줄도산 가능성에 금융권이 지원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는 지난해 12월 29일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개최한 간담회에 연이은 당국의 요청이다.
금감원은 당시 금융협회 및 주요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불러 모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금융시장 및 건설산업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태영건설 협력업체(581개사)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 노력을 당부했다.
사업장별 공사 지연 또는 중단 등에 따라 협력업체의 자금 애로가 생기면 동반 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당국은 태영건설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한도 축소, 추가 담보 요구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유의해 줄 것과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예상되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1년 동안 상환유예 또는 금리감면을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은행권 신속금융지원 프로그램(Fast Track) 적용이 가능한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은행권 공동으로 만기 연장, 이자 감면, 신규 자금 등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추가적인 상생안을 마련해야 하는 형편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및 고금리 기조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및 중·저신용자를 위한 이자경감 상생안에 이어 횡재세 도입 추진 움직임에 따라 2조원+α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이라는 추가적인 상생까지 추진했던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생 금융’이 금융당국 키워드로 자리한 까닭에 은행을 비롯한 전 금융권이 상생안 마련에 몰두했다”며 “금융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타의적인 지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된 지난해 5대 은행 시중은행의 기부금 총액은 4110억원이다. 2022년 2480억원 보다 65.7%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이는 은행권이 지난해 2월과 12월 각각 발표한 ‘사회공헌 프로젝트’와 ‘민생금융지원방안’ 등은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실제 지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이자장사’ 등의 발언에 이어 ‘종노릇’ 비판까지 이어지며 은행권이 기부금을 추가 증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상생금융에 따른 지원책 마련과 실질적 기부금 집행 등은 실적에 고스란히 연동되는 만큼 은행권의 순익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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