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이탈 가속화…금리 경쟁력 하락 원인

시간 입력 2024-01-08 07:00:00 시간 수정 2024-01-07 23: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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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 전월比 19조 감소
이자 수준 비슷하고 입출금 자유로운 파킹통장으로 ‘머니무브’ 현상
요구불예금은 단기 예치 성격 강해 은행권 자금조달 용도로는 부적격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 매력도 하락 추세다. 특히 예금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지면서 단기자금 예치 목적의 ‘파킹통장’과의 금리 경쟁력 격차가 사라진 점도 정기예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은행의 자금조달에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의 경우 예치 기간을 설정하는 정기예금 대비 상대적으로 조달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킹통장의 금리가 더 높은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며 은행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2023년 12월) 말 기준 849조2957억원으로 전월 말 868조7369억원 대비 19조441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기예금의 금리 수준이 과거 대비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시된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3.65~3.70% 수준으로 4%대를 밑도는 금리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크게 늘어났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16조7480억원을 기록, 전월 말 598조7041억원 대비 18조439억원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정기예금 금리와 파킹통장의 금리와 격차가 좁혀지면서 벌어진 결과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 7%에 달하는 파킹통장 금리를 적용하는 등 정기예금 역전 현상까지 벌어진 곳도 있다.

요구불예금이란 수시입출식통장에 예치된 자금으로 제공 금리가 0.1% 안팎에 불과해 저원가성 핵심 예금으로 불린다.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특성 탓에 주로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투자 등을 하기 전 은행에 단기적으로 예치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평가된다. 파킹통장은 요구불예금의 한 종류이나,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통장을 뜻한다.

세부적으로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은 50만원까지 우대조건 없이 연 7%의 이자를 제공한다. 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연 3.5%를 적용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자유예금’은 2000만원까지 최고 연 4.1%의 금리를 적용한다. 기본금리 연 3.9%에 개인정보수집이용 동의, 애큐온멤버십플러스 가입 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경우 1억원 한도로 연 3.5%의 이자를 제공한다. 1억원 초과분에는 연 0.2%를 적용한다.

다올저축은행의 ‘Fi 자산관리통장’ 역시 잔액이 많을수록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잔액이 3억원 미만이면 연 2.60%를, 3억원 이상이면 연 3.80%를 제공한다.

인터넷은행 역시 파킹통장 금리를 다시 올리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린 가운데서도 같은 날 파킹통장 상품인 ‘세이프박스’의 금리는 0.1%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세이프박스 금리는 연 2.0%에서 연 2.1%포인트로 상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은 정기예금 대신 파킹통장으로 옮겨 타는 추세다. 정기예금의 경우 달, 혹은 연 단위의 예치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파킹통장의 경우 언제든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는 특징 덕에 이자를 챙기면서도 자금 운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고객들이 정기예금 만료 후 만기 연장을 꺼리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다만 이는 은행의 자금조달 및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금은 은행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조달 방법으로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요구불예금과 같은 파킹통장의 경우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 형태로 분류되는 만큼 언제든 이탈 가능한 단발적인 자금의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파킹통장의 금리는 정기예금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달한 만큼 저금리라고 보기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최근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권 예금금리가 내려간 영향은 고객들의 예금 이탈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다만 요구불예금은 대기성 자금 형태로 단기적인 성향이 강한 만큼 은행의 자금 유치에는 부정적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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