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가계대출 시장 존재감 약화…인뱅 약진 속 카카오뱅크 36조원 넘어서

시간 입력 2024-01-05 07:00:00 시간 수정 2024-01-04 16: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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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지방은행 가계 원화대출금 66조…1년 전보다 8.9%↑
중기대출 의무비율 완화에 숨통 트였지만…인뱅 증가율에 못미쳐
가계대출 대신 대기업대출 집중…성장 한계 우려도

중소기업대출 의무비율제도가 완화됐음에도 가계대출 시장 내 지방은행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플랫폼 편의성을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카카오뱅크에 규모 면에서 크게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 원화대출금은 66조41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9%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대구은행의 가계 원화대출금은 19.5% 증가한 19조6003억원으로 5개 은행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은 19조2032억원으로 16.4% 늘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경남은행의 경우 1년 전과 비슷한 12조2547억원의 가계 원화대출금 규모를 기록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8조1751억원, 7조1827억원으로 각각 3.9%, 1.7%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지방은행에 적용되던 중소기업대출 의무비율 제도가 60%에서 50%로 줄어들면서 금융권 안팎에선 지방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통해 건전성 개선과 수익성 제고 등도 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당초 예측보다는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개선되진 않았다. 고금리 속에서 가계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대출 시장 내 인터넷은행들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 원화대출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7조75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2% 급증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32.1% 증가한 36조2785억원으로 개별 지방은행보다 그 규모가 더 컸고, 케이뱅크(12조806억원, 23.9%↑), 토스뱅크(9조3851억원, 52.3%↑)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제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후발 주자인 인터넷은행들이 지방은행보다 가계대출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었던 까닭은 영업점이 없다는 특성에서 기인한 낮은 금리일 것”이라며 “플랫폼 접근성 측면에서도 지방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대신 지방은행들은 중기대출 의무비율 규제 완화로 확보한 여력을 대기업 대출에 활용했다. 5개 지방은행의 대기업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0조714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5% 급증했다. 이는 가계 원화대출금 증가폭은 물론, 중소기업 원화대출금 증가폭(4.2%)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이어지는 고금리 기조로 짧게는 올해 상반기까지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은행들의 대기업대출 늘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대출 규모가 큰 대기업들이 주로 수도권에 몰려있는 만큼, 그 성장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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