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ROE 후퇴...최우형 신임 행장, 경영난제 산적
‘새 조타수를 맞는 케이뱅크는 실적 전환에 성공할 것인가’
수익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케이뱅크가 신임 최우형 행장의 취임과 함께 실적 전환의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 3개 은행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3분기 자기자본순이익율(ROE)이 3%포인트 가량 빠졌다. 전체 예금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이용 고객 계좌 비중이 높아 정치권에서 ‘업비트 사금고'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케이뱅크의 ROE는 2.76%로 전년 동기 5.45%대비 2.6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4.86%에서 6.34%로 1.48%포인트로 높아졌고,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35.59%에서 –3.40%으로 적자를 보였지만, 적자폭을 32.19%포인트 개선했다.
ROE란 당기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만큼의 이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실제 케이뱅크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714억원 대비 46.4% 감소했다. 카카오뱅크가 2025억원에서 2793억원으로 37.9%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토스뱅크는 –1719억원에서 –299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케이뱅크 수익성 악화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친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 6월 업비트와 계좌 서비스 제휴를 시작한 이후 유입된 고객을 ‘락인(Lock-in, 고객 묶어두기)’ 하는 전략을 통해 영업지표 개선을 이뤄왔다.
특히 요구불 예금으로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상자산 예치금은 케이뱅크 순이자마진(NIM)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거래계좌 덕에 빠르게 다른 인터넷 은행들보다 빠르게 수익성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가상자산 시장이 부진해지면서 업비트 거래 계좌 고객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든 추세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케이뱅크를 향해 “업비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높이며 금융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과거 수익에 ‘효자’였던 업비트가 이제 경영에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전락한 것이다.
무엇보다 케이뱅크는 3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26.5%에 불과해 연말까지 5.5%포인트를 늘려 목표치인 32%를 달성해야 한다.
이에 케이뱅크는 금리 경쟁력을 높여 여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분기 중·저신용 고객 절반 이상에게 연 4~5%대의 상대적인 저금리 대출을 시행했다.
9월 취급 기준 5대 시중은행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5.94%인 것에 견줘,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대출의 부실이다. 뒤늦은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다른 은행의 부실 고객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은행권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당장 케이뱅크의 올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8%로 전년 동기 0.76%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첩첩산중’의 경영난의 해답을 지난 5일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Digital&IT부문장이 찾아야 한다. 당장 자체 수익성 악화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연기된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재추진도 최 행장 내정자의 과제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최 행장 내정자는 공인회계사 자격은 물론 하나은행, 액센츄어, IBM, BNK금융을 거치며 금융·IT·재무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디지털금융 전문가라 평가 받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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