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 저축은행, 중·저신용 대출 문턱 높여…SBI·다올 등 고신용자 비중 확대

시간 입력 2023-11-30 12:00:00 시간 수정 2023-11-29 17: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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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 20% 감소
건전성 떨어지자 고신용 대출 늘려
3분기 실적 악화…중·저신용 대출 장벽 확대 전망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줄였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건전성 부담이 큰 중·저신용 대출 대신 고신용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영향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저축은행의 실적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데다 이자부담도 커져 중·저신용 대출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0곳 가운데 신용점수 600점 이하(NICE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한 곳은 16곳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하면 중·저신용 대출 취급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32곳 중 24곳(75%)이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줬다면 올 11월은 53%에 불과했다. 3억원 이상 신용대출 실적을 올린 저축은행 2곳 중 1곳은 중·저신용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추세는 대형 저축은행에게도 감지된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4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준 반면 이달엔 저신용 대출 공급을 중단했다.

다올저축은행 역시 3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도 대출을 내줬지만 올해는 501~600점대 구간 중신용자 대출만 취급했다. 자산 규모가 10위권 내에 드는 저축은행 중 300점 이하 저신용 대출까지 범위를 넓힌 곳은 웰컴저축은행 한 곳 뿐이었다.

저축은행이 이처럼 중·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줄인 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이유가 크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 경제 침체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뛰어 건전성 부담이 큰 중·저신용자 대출부터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2022년 말 대비 1.92%포인트 뛰었다.

리스크가 악화하자 저축은행은 중·저신용 대출을 줄이는 대신 고신용 대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중·저신용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연체될 확률이 낮은 데다 조달 부담도 중·저신용 대출보다 작기 때문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예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내주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고금리로 조달 비용은 커진 반면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제한돼 있어 예대마진을 남기기 어려워지자 중·저신용 대출을 외면하는 추세가 강해졌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의 ‘SBI중금리대출’의 경우 800점 이상 고신용자 비중이 35.56%로 전년 동월(23.64%) 대비 11.92% 증가했다. 다올저축은행의 ‘Fi직장인S대출’에서 고신용 비중은 같은 기간 27.67%에서 39.21%로 확대됐다.

앞으로도 중·저신용 대출 한파는 지속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데다 취약차주의 채무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22로 조사됐다. 이 지수가 음수면 대출태도 강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완화보다 더 많다는 의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대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많이 축소됐다”며 “저축은행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대출을 무턱대로 늘리기 쉽지 않고 저축은행 전반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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