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창출 비난에 성장세 잃은 은행, 대변자로서 당국과 소통 ‘필수’
정부와 은행 모두 만족할 만한 상생금융안 도출, 최우선 과제로 대두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확정된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어깨가 취임 전부터 무거운 상황이다. 현재 은행업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올 초 ‘공공재’ 발언에 이어 최근까지도 ‘종노릇’, ‘갑질’, ‘횡포’, ‘독과점’ 등의 단어가 대두될 만큼 일명 ‘이자 장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일명 ‘횡재세’ 논의까지 이어질 정도로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 창출이 가로막힌 상황 속 상생 금융을 실천하면서도 신성장동력까지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조용병 차기 연합회장에 거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전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사원총회를 개최하고 지난 1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단독 추천된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확정했다.
조용병 내정자가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제15대 은행연합회장으로서 은행권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물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된 데 따른 결과다.
◆ 강도 높게 이어지는 ‘이자 장사’ 비난…정부와 은행권 모두 만족할 ‘상생안’ 범위는
오는 30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내달 1일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조용병 차기 연합회장의 취임 후 가장 큰 당면 과제는 정부의 ‘상생 금융’ 요청에 대한 기대 부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8개 금융지주사 회장을 만나 상생 금융 실천을 당부한 데 이어, 지난 27일 17개 은행의 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또다시 상생 금융을 논의했다.
은행권의 주요 금융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이 자리에는 17개 은행의 은행장과 함께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참석했다. 그러나 실제 업권과의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실천안을 도출해야 하는 것은 조용병 차기 연합회장의 몫이다.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도 차기 연합회장에게 당부할 최우선의 과제로 상생을 언급하며 많은 고민과 또 다른 시각을 통해 좋은 의견과 해답을 내 줄 것을 당부한 상태다.
김 연합회장은 지난 16일 차기 연합회장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3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이후 “지난 3년간 상생 문제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인 만큼 상당히 마음이 무겁다”며 “큰 짐을 후임자에게 남겨드려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새로 오시는 분이 경륜도 많으시고 리더십도 있는 만큼 이 상황을 잘 해결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금융지주와 함께 상생 방안을 준비 중이다. 실제 17개 은행 등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부담 경감 방안 마련을 위해 관련 대출 현황을 은행별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세부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고금리 지속으로 서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임에도 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있다”고 꼬집으며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도 각 은행별 상황에 맞게 소홀함 없이 이루어지도록 각별히 신경 써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은행권이 자금 중개 기능과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은행권이 현장에서 차주의 구체적인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내실 있는 지원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용병 차기 연합회장 역시 상생을 은행권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고 있는 상태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고금리·고물가로 국민의 어려움이 누적된 상황에서 고통 분담을 위한 상생과 소통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상생 금융 실천에 대한 규모다. 현재 당국은 정치권에서 언급되고 있는 일명 ‘횡재세’에 상당하는 규모를 기대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부담되는 액수일 수밖에 없다.
최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명 ‘횡재세’ 법안인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과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에 명시된 직전 5개년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 초과 수익에 대한 최대 40%의 세금(부담금) 부과안에 따라 산출된 추정액은 1조9660억원 가량이다.
◆ ‘횡재세’ 도입 논의 속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 모색…제도 개선 뒷받침 돼야
이처럼 은행업의 기반인 이자이익의 창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 속 은행권의 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까지 손꼽히며 순이자마진(NIM)은 지속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국 은행의 성장성 둔화로 이어지는 만큼 조 차기 연합회장은 비이자이익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은행권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태다.
다만 이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다면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다.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은행업은 제도 개선이 없다면 신사업 창출 등에 있어 제약을 받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는 은행연합회장이 그 어느 자리보다 ‘관과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시되는 자리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역대 14명의 회장 중 민간 출신은 4명에 불과했을 정도다.
그러나 조용병 차기 연합회장은 2017년 김태영 전 연합회장 이후 6년 만에 선출된 순수 민간 출신이다. 은행업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와 능력을 바탕으로 일명 ‘관피아’ 후보들을 꺾고 최종 선출됐지만, 일각에서는 관과의 관계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조 차기 연합회장이 금융당국과 오랫동안 소통해 왔던 만큼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은행업에 대한 정부의 비판 기조가 상당해진 시점에서 조용병 차기 회장에 거는 기대가 상당한 상황”이라며 “당국의 기조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은행권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조율해 방안을 도출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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