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고점 대비 반토막…지수 연계 ELS 손실 가능성↑
시중은행 ELS 판매 규모 전체 70% 달해…손실만 수조원 추산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권에 긴장감이 도는 모습이다. 금융소비자법 도입으로 파생 상품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낮다지만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면 은행의 신뢰도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기업 50개를 종목으로 묶은 홍콩H지수가 전날(23일) 종가 기준 6074.83에 마감했다. 2021년 초까지만하더라도 1만2000선을 찍었던 홍콩H지수는 내리막길을 걷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채 6000선을 횡보하고 있다.
문제는 홍콩H지수가 지지부진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ELS는 개별 주식 가격(종목형)이나 주가지수(지수형)를 연계해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화된 파생 상품이다. 통상 만기는 3년으로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인 ‘녹인(knock-in)’ 설정 여부에 따라 원금 손실 규모가 결정된다.
녹인형 ELS는 가입 당시 기초자산 가격보다 50% 이하로 한번이라도 떨어지면 만기 때 기초자산 하락 폭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반면 ‘노녹인(no knock-in)’ ELS는 만기 상환 전 원금 손실 지점인 녹인이 없는 상품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시점까지 통상 35%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 보전이 가능하다.
불똥은 은행권에도 튀었다. 은행이 ELS 관련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던 2021년보다 H지수가 반토막나면서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는 ELS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펀드 포함) 상품 잔액은 8월 말 기준 총 14조566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체 발행 잔액(20조5000억원)의 71%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이 중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ELS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손실 발생 구간인 녹인에 진입한 규모만 5조438억원에 달한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홍콩H지수가 내년 초까지 설정 시점 기준치의 60~70%에 달하는7200~8400선 수준을 회복해야 하지만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장기 성장동력이 둔화하고 있고 수출 감소와 부동산 부진 등 2024년의 경제도 성장보다는 감소폭을 줄여나가는 회복에 초점울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더욱이 막대한 규모의 그림자 부채 해결없이 투자 확대 등 경기가 자연스럽게 반등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부랴부랴 EL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고객 응대에 나섰다. 국민은행인 지난 8월 ELS 대응팀을 꾸려 시장 현황과 중도 상환 방법 등 상품 운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사후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ELS 대응 TF를 꾸려 소비자 상담을 제공하고 손실 발생 시 사후 응대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의 신뢰가 훼손될 일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 원금 손실을 입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민원이 제기되면 부당권유 등 불완전판매 여부를 꼼꼼히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법 이후 관련 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ELS를 판매했다. ELS는 보편화된 상품으로 판매 당시 예금 금리가 1%가 채 되지 않아 대안 상품으로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었다”며 “법에 의거해 고객의 위험선호성향을 파악하고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알려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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