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전 왜?…‘백년대계’ 의견에 맞선 산업은행 노조, 좁혀지지 않는 견해차

시간 입력 2023-11-24 07:00:00 시간 수정 2023-11-23 17: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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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법 개정안, 정무위 법안소위서 계류
여당, 국정과제·경제효과 강조…야당 “노조 설득 우선돼야”
산은 노조 “부산 이전으로 득보다 실 더 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각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산은 내부에서도 졸속행정이라며 반대가 거세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산은 본점 소재지를 서울 여의도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는 산업은행 개정안을 올렸으나 처리하지는 못했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정부와 여당에서는 반드시 산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재정법, 산업은행법 등 민생경제 법안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산은 부산 이전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로부터 입수한 ‘지역균형성장을 위한 산은 역할 강화’ 검토 자료를 토대로 산은이 2045년까지 비수도권에 시설자금 125조1000억원을 추가 공급하면, 300조7000억원에 달하는 전국적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당 일각에서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노무현 정부 이후 추진돼온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과 일맥상통한다며 국가 발전 백년대계 차원에서 찬성해줄 것을 야당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산은 노조 등 내부 직원들에 대한 설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부산 이전과 관련해 직원은 물론, 국회를 설득하는 데 소홀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당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강 회장이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 정무위 야당 의원들도 설득하겠다고 했는데, 1년 동안 강 회장을 한 번도 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가 9월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산업은행 부산이전 컨설팅 외압 의혹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와의 견해차도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산은 노조는 김 의원이 입수한 검토 자료가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산은 자체 추정 자료’라며 신뢰성에 의문을 표했다. 앞서 산은 노조 의뢰로 한국재무학회가 내놓은 연구결과는 산은 부산 이전으로 인해 10년간 15조원에 달하는 국가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조 산은지부 위원장은 “보유 자산이 300조원도 안 되는 산은이 어떻게 20년 만에 300조원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인지 그 황당함은 차치하더라도 해당 숫자가 나온 과정을 보면 기본적인 금융 상식도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2045년까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을 똑같이 맞추는 데 필요한 모든 비수도권 자본투자를 산은 혼자 담당한다고 가정하고 역산한 무논리, 억지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오는 28일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산은법 개정안이 통과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예산안은 물론, 각종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내년 총선까지 앞두고 있어 산은법 개정안이 재논의될지는 미지수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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