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무수익여신 2.8조원…2020년 이후 최고치 경신
경기 위축으로 이자 못내는 한계기업 늘어
기업금융 확대한 은행 부살자산 덩달아 증가

국내 은행이 내준 대출에서 더 이상 이자를 거둘 수 없게 된 소위 ‘깡통대출’이 1년 동안 급격히 늘었다. 경기침체로 사정이 팍팍해진 가계와 기업이 늘면서 은행에게도 악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23일 각사가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보유한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89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2589억원)보다 28.3% 증가한 규모이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이자를 못 받거나 이자 미계상 여신의 합계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4분기 말 당시 무수익여신이 3조원을 돌파했다가 이듬해 22% 이상 감소하며 차츰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엔 2조2771억원으로 내려왔지만 3분기 만에 급격히 불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1년 전보다 51.2%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이 40.5% 늘었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6.5%, 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 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0.18%에서 0.23%로 늘었다.
무엇보다 기업 부문 무수익여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공을 들여오면서 덩달아 부실자산도 증가한 것이다. 통상 대출이 늘면 부실자산도 늘어나지만 대출 성장 규모에 비해 무수익여신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팔랐다.
실제 올 3분기 4대 은행의 기업원화대출금이 8.1% 증가할 동안 기업 무수익여신은 1조4965억원에서 1조9754억원으로 32%나 확대됐다.
같은 기간 가계 부문 무수익여신은 7623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1.1% 증가했다.
은행 대출 자산 질이 이처럼 나빠진 건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의 상황이 여러 지표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국내 91만2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한 결과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43.2%에 달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10곳 중 4곳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19일 내놓은 세계부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기업의 부도 증가율은 1년 전 대비 40% 늘었다.
기업경기 전망 역시 어두워 향후 한계 기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이달 기준 90.1로 20개월 연속 100 아래를 밑돌고 있다. 해당 전망치는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경기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어 은행의 실적 폭이 제한적이고 높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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