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이자수익 거둔 은행권 질타…초과이익 환수 논란 점화
금융당국, 은행권에 상생금융 방안 마련 촉구
은행 이익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 뚜렷…상생금융 부담 확대
올 초에 이어 은행의 ‘상생금융’ 시즌2가 막을 올렸다. 은행이 고금리 수혜로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두자 초과이익 환수를 골자로한 횡재세 도입 논란이 거센 가운데 8대 금융지주는 ‘고통분담’을 위해 연내 수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보따리를 푼다.
다만 상생금융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 둔화 조짐은 가시화되고 있다. 예대금리차 축수로 이자마진이 줄어든 데다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방어 부담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금융지주회사의 상생금융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은 은행에 시종일관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했다. 40조가 넘는 막대한 이자이익을 올린 은행권을 두고 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자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나선 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막대한 은행 이익이 단지 금리 상승 등 외부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시선이 있다”며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낮춰주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이자부담 경감을 직접 언급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실제 금융당국의 지적대로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3분기 국내 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전 분기보다 1000억원 증가한 14조8000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3분기까지 누적이익 규모는 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은행권에서는 수조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은행의 횡재세 환수 금액으로 제시한 1조9000억원이 사실상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의 기준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이 보통 3%가 넘는 가산금리를 많이 붙여 이익을 남겼다”며 “5대 시중은행의 누적이익금이 올해에만 30조원 넘겼는데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상생금융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꼬집었다.
다만 하반기 들어 은행의 수익성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어 상생금융에 따른 추가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 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2% 늘었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23.9% 감소해 수익성이 나빠지는 추세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일제히 떨어졌다. NIM은 은행의 이자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데 은행 별로 신한은행은 작년 3분기 1.68%에서 1.63%로 0.05%포인트 후퇴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0.05%포인트, 0.07%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은행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평균 10.79%로 1년 전보다 1.41%포인트 하락했다.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뒀지만 수익성이 둔화된 건 예대금리차 축소와 대손비용 증가 영향이 크다. 올초부터 은행의 이자장사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자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지속적으로 조정해왔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지난 9월 4대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205%포인트로 2월(1.72%포인트)부터 매월 0.04~0.1%포인트씩 지속적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금리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주문했지만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생금융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규제 우려가 계속 부각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된 NIM하락 추세가 2024년에도 지속되겠고 내년 NIM은 연간 0.02~0.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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