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우려 지우나…민간 출신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쏠리는 관심

시간 입력 2023-11-16 07:00:00 시간 수정 2023-11-15 17: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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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최종 후보 발표
민간 출신 후보 우세…손병환·조용병 유력 거론
“모피아 아닌 금융전문가 인선해야”

은행연합회가 1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사진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 은행 ATM.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은행권 입장을 대변하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금융당국과 여의도의 상생금융 압박이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민간 출신 4명이 후보에 오르면서 ‘쓴소리’를 내뱉을 수 있는 은행연합회장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 10일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과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5명을 후보군으로 발표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선정됐지만, 후보직을 고사했다.

◇후보 5인 중 4인이 민(民) 출신…모피아 오명 벗나

역대 13명의 은행연합회장 중 민간 출신은 4명에 불과하다. 회원 은행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동시에 금융당국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정 과정에서 매번 ‘관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후보군에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을 제외한 4명이 민간 출신으로 선정되면서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 선임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용퇴한 손병환 전 농협금융 회장과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은 그 역량이 현역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병환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 입사 후 2020년 NH농협은행장, 2021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취임 첫해 농협금융을 순익 2조 클럽에 입성시켰으며, 디지털 전환 및 글로벌 사업 등 새 먹거리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조용병 전 회장은 신한은행 입사 후 지주 회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6년간 지주 회장을 맡아 신한금융을 국내 리딩금융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금융권은 조용병 전 회장의 3연임을 확실시했으나,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용퇴를 결정했다.

임영록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거쳐 2010년 KB금융지주 사장, 2013년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다만 그는 2014년 당시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KB사태’를 일으켜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및 연합뉴스>

◇당국 ‘상생금융’ 야당 ‘횡재세’…구원투수 절실한 매맞는 은행권

출신을 떠나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들어 시작된 정치권의 은행 ‘이자 장사’ 비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주요 금융지주들은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감면 방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 금융사가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최대 40%까지 환수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55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해 사실상 당론 수준의 법안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횡재세 도입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해외 투자자들이 이탈할까 우려스럽다”라며 “또 충당금 재원이 부족해지면 손실흡수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대관 능력을 떠나 은행권 입장을 당국에 관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기류도 조성됐다. 노동계 역시 ‘정부의 대리인을 자처할 후보는 경계해야 한다’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지금 금융산업에 필요한 인물은 모피아도,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도 아닌 금융전문가”라며 “금융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금융사들의 과도한 경쟁이 산업의 올바른 발전이라는 울타리를 넘지 않도록 조정하며, 정치권력으로부터 금융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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