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높아지는 정부 ‘상생금융’ 압박…‘종노릇’ 발언도
은행권, 상생금융 방안 마련…이자부담 경감에 초점
이자이익 악화 전망에 비이자이익 늘리기 고심

정치권의 금융권 이자장사 비판이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부랴부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통해 소상공인과 청년층의 이자 부담을 줄여나가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방안 대부분이 취약계층 이자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향후 은행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한층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연일 막대한 이자이익을 지적하며 은행권에 상생금융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발단은 윤석열 대통령의 고강도 비판이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들이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초 ‘공공재’ 발언보다 강도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정부의 이자장사 비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의 예대마진 상승에서 비롯됐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총 30조93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7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금융권, 특히 은행이 굉장히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됐다”며 “소위 말해 중산·서민층 민생은 어려운 상황에 있고 이에 대해 은행을 향한 시선이 굉장히 곱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고강도 비판이 이어지자 주요 금융지주들은 상생금융 지원책을 재차 밝히고 나섰다. 지원책은 정부의 지적 포인트인 ‘이자장사’를 의식한 듯 주력 계열사인 은행을 통한 이자 경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 가운데 약 665억원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자 캐시백’에 몰렸다.
신한은행은 기존 시행 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지원대상을 소상공인과 청년층으로까지 확대한다. 규모는 총 1050억원에 달한다. 대출 금리 인하, 연체이자 감면, 고정금리대출 전환 시 금리 우대 등의 조치와 함께 정책대출상품 차주를 대상으로 이자 캐시백도 실시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은행 수익성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고금리 장기화와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대출자산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예금금리 상승으로 인해 조달비용도 증가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5대 은행 중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1년 전보다 하락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1.63%, 1.5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 0.05%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은 0.07%포인트 하락한 1.55%였다.
이에 따라 수익성 확보와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은행들의 비이자 부문 강화 행보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 은행은 신탁, 유가증권 운용 등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수수료 인상에 대한 정서적 반감과 각종 규제로 인한 신사업 진출 한계 등으로 비이자이익 비중을 당장 늘리기는 힘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투자일임업 허용과 금산분리 등 은행의 비이자이익 창출 방안을 다뤘지만, 현재 관련 논의는 보류된 상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수수료를 인상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각종 규제로 인해 신사업을 전개하기도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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