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일정 때문에…금융사 CEO들 참석 무산
내부통제 이슈 형식적 논의에 그쳐…지배구조법 개정안 통과 여부가 관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마지막 일정인 종합감사에도 국내 5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증인 출석이 모두 무산됐다. 각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발을 빼면서다.
이번 국감에서 주요 은행 준법감시인들이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금융당국도 내부통제 관련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했지만,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은 횡령 사고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은 들을 수 없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 국감은 오는 2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올해 정무위 국감의 최대 화두는 금융사 내부통제였다. BNK경남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와 DGB대구은행의 고객 동의 없는 불법 계좌 개설, KB국민은행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등 굵직한 횡령 사고가 연달아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국감 이전부터 금융사의 내부통제 문제를 지적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은 물론, 은행장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금융사 CEO들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이유로 출장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들 CEO의 자리는 5대 은행과 경남은행, 대구은행의 준법감시인이 대신했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각 은행의 준법감시인들은 대규모 횡령사고외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내부통제 문제 원인과 개선책 등 유의미한 논의는 없었다. 의원들의 질의가 미흡한 데다, 준법감시인의 위치에서는 확실한 해결 방안을 내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준법감시인이 있어도 내부통제가 잘 될까 하는 확신이 없어서 의원들의 질문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피감기관에 대한 지적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내부통제 혁신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부터 감독 체계가 허술해 일을 키웠다는 비판까지 그 내용도 다양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으로는 사건 경중에 따라 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내부통제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관리할 의무까지도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명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당국의 의지가 금융사 내부통제 의무 강화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EO에 내부통제 의무를 부여하고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금융사 지배구조 일부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서다.
정치권은 국감 이후 개정안 처리가 곧바로 이어지지 않으면 21대 국회 내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내다본다. 12월 예산안 처리와 내년 4월 총선 등 굵직한 일정들이 연달아 기다리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과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의지는 충분하다”면서도 “입법부가 정치적 판단이 아닌 문제점을 개선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법안 통과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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