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시금고 경쟁, KB국민은행 가세…1금고 경남은행 ‘위기’
조선대 주거래은행, 개교이래 처음으로 광주은행서 신한은행으로 변경
시중은행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방의 곳간을 노리고 있는 데 따라 지방은행의 설 자리가 사라진 모양새다. 그간 지역의 시·도 금고나 주거래은행 등 곳간 지기의 역할로 이익을 창출해왔던 지방은행으로서는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8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365이 공개한 전국 356개 지자체 금고은행지정현황에 따르면 올해 말 금고 계약 약정이 만료되는 지방자치단체(1·2금고 포함)는 총 39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예산 및 기금·유휴 자금의 운영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지방자치단체 본청의 경우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충청남도, 전라남도 등 총 4곳의 약정이 올해 말일 자로 만료된다.
다만 대구시와 전남도의 경우 금융기관 공개경쟁 신청서 접수를 진행했음에도 기존 계약 은행 외 타 은행이 참여하지 않은 데 따라 기존 금고 은행들과 재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각 향토 은행의 점유율이 굳건한 데다가 지자체 금고 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은 NH농협은행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공정한 경쟁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달 16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반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와 특별회계를 맡는 2금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DGB대구은행과 NH농협은행을 재지정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1975년부터 50년 이상 대구시 1금고 은행을 맡고 있어 사실상의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도 역시 지난 6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제1금고와 2금고에 각각 NH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을 재지정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01년도 광주은행으로부터 1금고 지위를 빼앗은 이후 지금까지 전남도의 1금고 자리를 도맡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금고지정심의위원회 절차가 남은 곳은 울산시와 충남도 2곳으로 좁혀진다.
이들 중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울산시다. 울산시는 올해 예산 및 자금 기준 총 5조1942억원(1금고 4조5554억원, 2금고 6388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과 25일 차기 울산시 금고 지정 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1금고와 2금고에 현 계약 은행인 BNK경남은행과 NH농협은행을 포함해 KB국민은행이 1, 2금고에 모두 신청서를 접수했다. 울산시는 이달 말 중으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금고 은행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공모 당시에도 금고 모집에 동시 도전했지만 지난 1997년 울산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한 번도 시 금고 은행의 자리를 뺏긴 적 없던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에 고배를 마셨던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는 국민은행이 시 금고 자리를 넘볼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울산시가 경남은행 측에 시 금고 지위 유지를 위해 ‘울산’ 지역명을 포함한 사명 변경을 요구한 데다가 최근 수백억원 대의 횡령 사건까지 겹치며 난감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은행이 지난 몇 년간 울산 지역을 집중 공략한 전략이 더해질 경우 승산이 있다는 게 일각의 전망이다. 실제 국민은행은 최근 울산신용보증재단에 4억원을 출연하고 지역 내 소상공인에게 60억원 가량의 대출을 지원했다.
시중은행의 이 같은 공세는 비단 지방자치단체 금고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진행된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선정 결과 신한은행이 광주은행을 꺾고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데 따라 지난 1일부터 오는 2028년 2월 말까지 4년 6개월간 등록금, 기숙사비 수납을 비롯해 대학과 산학협력단의 각종 자금 관리·운용을 도맡게 됐다. 조선대학교 개교 이후 시중은행이 주거래 은행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굳건한 지역 곳간 지기로서 이익을 창출해왔던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의 경쟁력에 밀리고 있어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신규 수익성 창출을 위해 수도권을 넘어 지방 곳간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굳건했던 지방은행의 지위가 시중은행의 경쟁력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토은행이 없는 충남도 역시 시중은행의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1금고의 경우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이 높다는 강점 덕에 NH농협은행이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2금고의 경우 경쟁 여부에 따라 변경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번 금고 선정에는 기존 계약 은행인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이외에도 하나은행이 추가로 접수했다. 하나은행은 앞서 충남도의 2금고 자리를 유지하다 지난 2020년 국민은행에 밀려 2금고 자리를 내준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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