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실적 평가 적절한가…“수용률 대신 감면액 따져야”

시간 입력 2023-09-06 17:44:45 시간 수정 2023-09-11 17: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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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평균 수용률 35.1%…1년 전보다 6.2%p↓
비대면 프로세스 구축으로 신청 건수 늘어난 영향
이자감면액은 61.5% 증가한 154억원…신한은행 최대

은행권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1년 전보다 뒷걸음질 쳤다. 다만 이는 신청 건수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효과로 실질적인 운영 실적을 평가하려면 이자를 얼마나 깎아줬는지, 또 금리를 얼마나 내렸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승진, 소득증가 등으로 상환능력이 개선된 차주가 기존 대출에 대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난 2019년 6월 시행됐으나 은행별 운영 실적을 공시한 건 지난해 상반기부터다.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평균은 35.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1.3%보다 6.2%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68.8%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34.9%, 신한은행 26.7%, 국민은행 25.7%, 하나은행 19.2%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5대 은행 가운데 1년 전보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높아진 곳은 농협은행(12.0%p↑)이 유일했다. 하나은행(13.9%p↓)과 KB국민은행(12.2%p↓), 우리은행(11.6%p↓), 신한은행(5.7%p↓) 모두 수용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단순 수용률만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은행권 주장이다. 수용률은 수용 건수를 신청 건수로 나눠 산출하는데, 비대면 프로세스 구축으로 1년 새 신청 건수가 급증했고 그 규모도 은행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9만7031건에서 올해 상반기 35만7909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신청 건수는 6만6516건, 9만6789건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47.6%, 418.6%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92.3% 증가한 6만4716건을 기록했다.

수용률이 가장 높은 농협은행의 신청 건수는 1년 전보다 54.6% 늘었지만 1만3563건으로 5개 은행 중 가장 적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2만3799건에서 올해 상반기 11만6325건으로 6.0% 줄었음에도 가장 많은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이용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할수록 신청자가 늘어나 수용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수용 건수가 크게 늘어도 수용률만 놓고 보면 소비자에게 불리한 은행처럼 보이게 되는 착시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5대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7만501건에서 올해 상반기 10만3606건으로 47.0% 증가했다.

은행권은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평가하려면 수용률뿐만 아니라 이자감면액, 인하금리 등의 정보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5대 은행이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깎아준 이자 금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54억2900만원으로 1년 전 95억5100만원보다 61.5%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이자감면액이 60억7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이 37억3300만원, 하나은행이 34억9200만원의 이자를 감면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이자감면액은 11억4600만원, 9억80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인하금리의 경우 신한은행이 0.40%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 0.30%, 국민은행과 국민은행은 각 0.20%의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대형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운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출 취급 규모가 훨씬 작은 인터넷전문은행들보다 감면액과 인하금리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이자감면액은 52억800만원으로 신한은행을 제외한 4개 대형은행보다 많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경우 각각 34억7100만원, 43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인하금리는 카카오뱅크 0.20%, 케이뱅크 0.37%, 토스뱅크 0.60%로 각각 집계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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