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 유동성비율 299.90%…전분기比 125%p↑
저축은행업계, 규모 막론하고 유동성 확보 움직임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이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상황 속 혹시 모를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저축은행의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잠재우고자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299.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174.55%) 대비 125.35%p(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유동성비율이란 3개월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 안으로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이다. 금융사의 단기 채무 지급 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유동성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이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올 1분기 유동성비율은 797.09%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214.22%로, 당시 대형 저축은행 평균치(172.66%)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개 분기 만에 582.87%포인트 가량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금리 기조 및 시장 불확실성 등 외부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유동성을 관리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뒤를 잇는 곳은 모아저축은행이었다. 올 1분기 모아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484.84%에 달한다. 이는 직전 분기(204.65%) 대비 280.19%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다올저축은행 등도 300%대의 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는 92.61%로 당국 규제치에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 4분기 167.32%로 크게 개선하더니 올 들어서는 339.52%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밖에 대형 저축은행들의 유동성비율은 SBI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일제히 개선됐다. 하지만 SBI저축은행 또한 126.30%에서 올해 119.67%를 기록하며 6.63%포인트 가량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등 규모를 막론하고 이어졌다. 올 1분기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348.67%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61.77%포인트 개선된 수준으로, 최근 5개년 내 최고 수준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2년 7월부터 저축은행이 지켜야 할 유동성비율을 100% 이상으로 규정한 바 있다. 유동성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예금보다 대출이 더 많은 상황을 뜻한다.
79개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모두 당국의 규제 수준인 100%대를 넘어섰다. 이와 더불어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최소한의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110%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10%를 넘지 못한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또한 106.71% 수준의 유동성비율을 기록하며 당국 규제치는 넘어선 상황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업계가 유동성비율을 대폭 끌어올리려는 것은 경기 침체 상황 속 리스크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 상황이다 보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유동성비율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확보가 곧 비용으로 잡히는 만큼 각 저축은행별 경영전략에 맞춰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예금 대량 인출(뱅크런)’을 의식한 행동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저축은행의 건전성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상(PF) 부실이 뱅크런 등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유동성비율을 크게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뱅크런의 경우 심리적인 측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제2금융권들은 유동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성비율이 대폭 증가하는 것은 심리적인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금융권의 기조가 수익 창출보다는 위험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 차원에서도 당분간은 유동성을 늘리는 데 주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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