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년 대비 32% 늘어…해외서 달러 빌려 외화 대출 나서
일부 은행, 초단기 외화차입도 증가
경기 침체로 선제적 유동성 확보 움직임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
올 1분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 차입금이 13조원 이상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외화 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다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외화차입금 평균 잔액은 53조10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9조9560억원 대비 32.8% 증가한 규모이다.
같은 기간 외화차입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지난해 6조8837억원에서 올해 11조556억원으로 60.6% 증가해 평균 증가율을 훨씬 웃돌았다. 이어 우리은행(35.1%), 신한은행(29.2%), 국민은행(21.8%) 순이었다.
은행의 자금 조달액 가운데 외화 차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하나은행의 경우 외화 차입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66%에서 올 1분기 2.42%로 0.76%포인트 늘어난 반면 외화예수금 비중은 0.2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화 차입은 예수금을 유치하는 것보다 조달 부담이 더 크다.
이 가운데 일부 은행은 단기성 외화 차입금도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외화콜머니 추이를 보면 올 1분기 1186억원으로 전년 동기(649억원) 대비 82.9%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4.5% 증가율을 보였다. 외화콜머니는 은행간 외화를 초단기로 조달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수출입대금 결제, 외화 대출 등 고객 거래에 따라 일시적으로 외화 자금이 부족할 때 외화 콜시장에 참여해 단기 자금을 조달한다.
은행의 외화차입금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건 국내 기업의 외화 자금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풀이된다.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외화대출금은 74조43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65조8867억원)에 견줘 13% 증가했다.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과 무역 수지 적자 장기화로 국내 기업의 외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관측 이래 최대인 15개월 연속 적자였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했지만 상반기 전체만 놓고 보면 무역수지는 26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또 경기침체 장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외화 차입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세계 주요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대규모 자금 유출 충격을 흡수할 능력이 보다 중요해졌다.
현재까지 시중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다. 외화 자금 유출에 대응할 여력을 보여주는 외화 유동성커버리지(LCR 비율을 보면 4대 은행 모두 규제비율(80%)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신한은행이 올 1분기 기준 159.49%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142.34%), 우리은행(125.68%), 국민은행(124.52%) 순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 차입이 늘어난 이유는 경기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이에 대비가 가능한 넉넉한 유동성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금융권 전반적으로 외화 차입을 통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나선 움직임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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