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리인하요구에 이자 11억 감면…삼성생명,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

시간 입력 2023-06-09 18:01:07 시간 수정 2023-06-09 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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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19곳 이자 감면액 11억원…생보사 7.8억 감면
삼성생명, 이자 감면액만 4.7억…전체 중 61% 차지
인하요구 100건 이상 보험사 中 삼성생명 수용률 75% ‘톱’
금리인하요구권 공시, “명확한 구분 필요하다” 지적도

보험사가 개인 고객의 금리인하 요청에 11억원 이상의 이자를 감면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전체 중 61%에 달하는 금액을 감면해 금리인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가 100건을 넘은 보험사 가운데 수용률 역시 삼성생명이 가장 높았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계 대출 제도를 운영하는 생명·손해보험사 19곳의 지난해 하반기 기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에 따른 이자 감면액은 총 11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금리인하 적용시점의 대출잔액에 대해 인하된 금리로 1년간 대출을 이용할 것이란 전제하에 추정한 금액이다. 

업권별 감면액을 살펴보면 손해보험사가 3억3100만원, 생명보험사가 7억7900만원으로 생명보험사의 감면액이 약 2배 가량 높았다. 

다만 이자 감면액 규모 가운데 대부분은 삼성생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삼성생명의 이자 감면액은 4억75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생명보험사의 전체 이자 감면액(7억7900만원) 대비 60.98%에 달하는 수준이다.

뒤를 이어 이자 감면액이 높은 곳은 현대해상이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이자 감면액은 1억9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19개 보험사의 금리인하요구에 따른 이자 감면액 평균은 약 614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자 감면액이 평균치를 상회하는 곳은 삼성생명과 현대해상을 포함해 △미래에셋생명(8300만원) △교보생명(8100만원) △한화생명(6800만원) △한화손해보험(5900만원) 등에 불과했다.

◆삼성생명,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75%로 높아동양생명 20%대 ‘최저’ 수준

전체 보험사 가운데 수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KDB생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KDB생명의 금리인하요구에 따른 수용률은 100%에 달한다. 이어 NH농협손해보험이 87.5%에 달하는 수용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신청건수가 업계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권별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를 살펴보면 손해보험사 평균은 303.25건, 생명보험사 평균치는 176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KDB생명의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는 1건, NH농협손해보험의 신청건수는 16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가 100건이 넘은 보험사의 수용률을 살펴본 결과, 삼성생명이 75%에 달하는 수용률을 보이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가 100건이 넘은 보험사는 △교보생명(6488건) △삼성생명(4723건) △한화생명(3374건) △현대해상(1407건) △미래에셋생명(1284건) △흥국생명(1206건) △한화손해보험(333건) △신한라이프(316건) △KB손해보험(311건) △푸본현대생명(169건) 삼성화재(167건) △동양생명(156건) △ABL생명(106건) 등 13곳이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의 수용률이 74.61%로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수용률이나 이자 감면액을 높이기 위해 특별히 관리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늘 같은 기준의 수용여부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매달 동일한 기준으로 수용여부를 결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삼성화재와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KB손해보험 등이 60%대의 수용률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의 수용률이 64.1%로 높았다.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63.32%, 63.01%로 나타났다. KB손해보험의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수용률은 60.4%을 기록했다.

신청건수 100건이 넘는 보험사 중 동양생명과 신한라이프, 교보생명 등은 수용률이 4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동양생명의 경우 수용률이 27.56%에 그쳐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와 교보생명은 각각 30.06%, 37.13%의 수용률을 보이며 30%대에 머물렀다.

삼성생명 서초 사옥에 걸린 깃발. <사진=이지원 기자>

◆“금리인하요구권 공시‘실효성 제고’ 위해서는 명확한 구분 必”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본인의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융회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운영실적을 공시하도록 했다.

다만 공시에 따른 실효성 제고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 나온다. 수용률 등을 공시할 경우 소비자 측면에서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란 반응도 나오지만, 보다 세분화된 공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신이 거래하는 기관의 수용률이 높을 경우,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하고 싶을 때 보다 신뢰가 제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신용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신용등급이 악화되는 등 금리인하요구 수용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고객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신청건수를 집계하는 것보다는 신청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세분화된 지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이 있다고 무조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는 고객들도 다수 있는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대출 종류에 따른 분류 기준도 필요할 것”이라며 “정말 수용해야 할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구분이 이뤄질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도 비교가 수월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향후 금융당국은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해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소비자 안내 강화 △금리인하 실적 공시 보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결과에 대한 통지 구체화 등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비자 안내 강화를 통한 수용률 제고와 심사결과 통지 구체화를 위한 개선사항들은 업권별 특성을 반영해 올 상반기 중으로 완료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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