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대손충당금 규모만 4.5조…업황 악화에 전년比 15.4% 급증

시간 입력 2023-06-09 07:00:13 시간 수정 2023-06-08 18: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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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카드사 가운데 충당금 증가세 가장 높아
“올해 전망도 밝지 않아…리스크 대비 계속될 것”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카드의 경우 1년 새 대손충당금을 38% 가량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체율이 오르는 데 이어 시장 전망까지 녹록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카드사가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 총합은 4조49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8954억원) 대비 15.38% 증가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대손충당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은 30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뒤를 이어 롯데카드 역시 1년 전보다 23.46% 증가한 483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기록했다.

카드사 가운데 대손충당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은 1조217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82% 금액으로, 카드사 중 충당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했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가 1년 전보다 12.78% 증가한 871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 역시 10.94%오른 785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리스크 관리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카드사가 대손충당금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 정도만이 전년 동기 대비 1.80% 늘린 5236억원의 충당금을 기록하며 작은 수준의 증가폭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금융사들은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업황 악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 들어 크게 뛴 연체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7개 카드사의 연체채권비율 평균은 1.4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10%) 대비 0.3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신한카드의 연체율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우리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은 1.65%로, 전년 동기 대비 0.59%포인트 크게 뛰었다. 우리카드의 경우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0.58%포인트 증가한 1.58%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0.55%포인트 오른 1.62%를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연체율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대부분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여전히 시장 상황이 밝지 않아 선제적 대응을 위해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업황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의 주요 조달 수단인 여신금융전문채(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2.4%대에 수준이었으나, 11월 한때 6.0%초반대까지 올라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올 6월 들어서는 4.117%까지 낮아졌으나, 지난해 초반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카드사들의 충당금 확보 전략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에도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대부분이 연체율 관리 및 건전성 확보를 위해 충당금을 쌓는 등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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