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소급 적용하니…지난해 1분기 순익, 509억→4319억 변동
이차역마진 해소, 매도가능채권 발생 손익 인식 등 제도 변경 영향
CSM 자율산출 유리하게 활용 의문제기…전문가들 “현실적으로 어려워”

한화생명의 지난해 1분기 순익이 올해부터 도입된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따라 8배 이상 늘어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산출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CSM 부풀리기로 인한 일명 ‘실적 뻥튀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508억7300만원이었던 한화생명의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을 IFRS17 기준에 따라 소급 적용해 재작업한 결과 4318억4700만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IFRS4 기준에서 이차역마진으로 반영됐던 부분이 IFRS17에서 해소된 영향이라는 게 한화생명 측의 설명이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해 보게 된 손실을 뜻한다.
기존 회계제도인 IFRS4에서는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뜻하는 보험 부채를 보험상품 판매 시점 기준(예정위험률과 예정이율 등)으로 산출했다.
그러나 IFRS17에서는 부채를 평가 시점 기준(실제위험률, 시장이자율 등)으로 평가하는 시가평가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금리 부담 계약 등에서 발생하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IFRS17에서는 보험료 수취 시 수익으로 인식한 ‘현금주의’에서 서비스 제공 기간에 따라 수익으로 상각해가면서 인식하는 ‘발생주의’로 수익·비용 인식 기준도 변경됐다. 이에 IFRS17 수익-비용 대응원칙에 따라 신계약비 상각기간이 7년에서 보험기간 전체로 확대돼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도 작용했다.
아울러 IFRS9 효과 역시 실적 변동 요인에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회계제도에서는 손익계산서에 매도가능채권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IFRS9에서는 매도가능채권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당기손이익으로 인식하는 영향에 따른 것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3년 수정소급법을 선택함에 따라 기초 CSM을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요 생명보험사의 사정이 비슷한 상황에서 유달리 한화생명의 순익만 크게 변화했다는 점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3570억2600만원이었던 지난해 1분기 순익이 소급 적용 이후 오히려 3556억7000만원으로 0.4% 줄었으며 교보생명의 경우 2574억5500만원이 2981억100만원으로 15.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3569억2600만원을 기록한 올 1분기 순익 역시 일명 ‘실적 뻥튀기’가 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문의 배경에는 IFRS17에서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산출에 공식적인 기준이 없어 각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수치를 산출한다는 점에 있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계약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산정한 상품 손해율과 해약률을 기준으로 수치를 산출하는 만큼 자사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생명의 1분기 신계약 CSM은 5720억원, 보유계약 CSM은 9조7130억원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CSM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실현이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해석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CSM을 높게 잡으면 상각이 높아 당기 손익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BEL(최선추정부채)을 낮게 잡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실차(예상과 실제 비용 차이)에서 손실이 나는 구조”라며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의 예실차는 적정 수준인 5%를 유지하고 있어 CSM 부풀리기 의혹이 우려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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