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유동성 비율 ‘뚝’…흥국생명 유일한 ‘증가세’ 기록

시간 입력 2023-03-17 07:00:08 시간 수정 2023-03-16 18: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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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유동성 비율 157.74%…전년比 88.66%p↓
KB·BNP카리바생명, 당국 권고치 아래까지 추락

국내 생명보험사의 유동성 비율이 지난해 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개 생명보험사 중 흥국생명이 유일하게 유동성 비율을 개선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사의 유동성 비율이 악화된 것은 저축성 보험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 집중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예·적금 금리가 덩달아 증가하며 해약 규모가 증가한 점도 생보사의 유동성 비율 악화를 야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 평균 유동성 비율은 157.74%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64.40%) 대비 88.66%p(포인트) 급감한 수준이다.

보험사의 유동성비율은 환급금을 포함해 보험계약자에게 지급되는 모든 보험금에 대한 보험사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지급해야 할 보험금 대비 보험사가 보유한 여유 자산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전년 대비 유동성 비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프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성 비율이 143.2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46.40%) 대비 254.75%포인트 쪼그라든 수준이다.

IBK연금보험 역시 200%포인트대의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IBK연금보험의 유동성 비율은 205.81%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4.51%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이밖에 △푸본현대생명 212.94%(전년 대비 189.04%포인트 감소) △하나생명 187.72%(-185.02%포인트) △KDB생명 215.64%(-133.36%포인트) △메트라이프생명 228.29%(-132.85%포인트) △신한라이프생명 117.65%(-128.96%포인트) 등으로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생보사의 유동성 비율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체 23개 생보사 중 유동성 비율이 개선된 곳은 흥국생명이 유일했다. 흥국생명의 3분기 유동성 비율은 111.04%로, 전년 대비 30.23%포인트 늘어났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00% 미만으로 떨어진 곳도 존재했다. KB생명보험의 경우 같은 기간 유동성 비율이 96.05%포인트 하락한 59.32%로 집계됐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역시 30.06%포인트 떨어진 82.84%를 기록하며 100% 아래까지 추락했다.

아울러 ABL생명보험과 삼성생명 역시 각각 100.14%(-118.11%포인트), 110.55%(-29.50%포인트)를 기록하며 당국 권고치를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생보사의 유동성 지표 악화가 저축성 보험의 만기 집중 및 해약 증가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봤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지급보험금은 59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9조3000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이는 저축성 보험 이자소득 관련 소득세법 개정 직전인 2012년도와 2017년도에 대량 판매된 저축성 보험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 집중되며 만기 지급보험금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아울러 예·적금 금리상승 및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해약 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보 관계자는 “보험사는 신규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RP매도 등을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는 추후 이차역마진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만큼 상품 판매 추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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