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연장영업 논의도 ‘수면 위’

시간 입력 2023-02-03 17:37:02 시간 수정 2023-02-03 17: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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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싱가포르등 해외 유명 은행들 대부분 국내보다 영업시간 길어
국내 은행 중 15%만이 탄력점포로 운영…노조 반발에 논의조차 안 돼

코로나19 이후 단축됐던 은행 점포 영업시간이 다시 정상화됐다. 

금융소비자들이 환영하는 가운데, 해외 은행보다 짧은 편인 은행권의 영업시간을 전체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하지만 금융노조가 이번 영업시간 정상화에도 크게 반발하고 있어 연장영업까지 진행되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은 지난달 30일 영업시간을 단축 이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정상화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금융 노사간 합의로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총 1시간 단축했다.

영업시간이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 점포의 영업시간은 해외 주요 은행에 비해 다소 짧은 편이다. 이에 직장인 고객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추가적인 연장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해외 주요 은행들은 대부분 국내은행보다 긴 영업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등 주요 은행들은 대부분 주중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경까지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토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

영국계 은행 HSBC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점포를 운영해 전체 영업시간은 같지만 마감 시간이 30분 늦다. 아울러 토요일 오전에도 추가로 운영한다. 독일의 ‘도이체방크’도 주중 1~2일간은 오후 6시까지 저녁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DBS’ 은행도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운영해 우리보다 영업시간이 1시간 길고 토요일 오전영업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직장인 평균 근로시간이 해외보다 긴 편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은행 영업시간은 짧아 고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OECD 평균보다 231시간 길며, 회원국 중 3번째로 길게 일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탄력영업을 하는 점포를 설치하거나 특화 점포에서 야간‧주말에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불만 잠재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금융소비자들의 중론이다.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약 1년 반 만에 단축 영업을 끝내고 영업시간 정상화에 돌입한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9 to 6’ 라는 명칭의 점포를 전국 72곳에서 운영하며 영업시간을 늘렸다. 이는 오전조와 오후조 직원들이 교대로 출근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점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점포에서 ‘신한 이브닝플러스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평일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디지털라운지 디지털데스크 창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외국인 밀집지역에 설치된 일부 점포에서 주말 운영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점포를 모두 합한다 해도 국내 시중은행의 탄력점포는 전국 919곳에 불과하다. 전체 영업점(9094곳) 중 15% 수준이다.

다만 은행 영업점 운영시간을 현행보다 더 늘리는 방안은 금융노조의 반발이 워낙 거센 만큼 시중은행들이 선뜻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정상화된 영업점 운영시간을 두고도 금융노조는 이미 법적 대응을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금융 산별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노조는 합의 위반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 조치할 예정이며 가처분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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