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물로 등장한 KDB생명…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시간 입력 2022-11-29 17:49:33 시간 수정 2022-11-30 09: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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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대주주변경 후 매각 추진 ‘4전5기’
이동걸 전임 회장도 해결 못해…강 회장 경영능력 판가름

산업은행의 오랜 숙원 과제인 KDB생명 매각 건이 또 다시 추진된다. 전임 이동걸 회장이 끝내 풀지 못했던 현안인 만큼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내년 2분기 KDB생명보험 거래 종결을 목표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8일 공식적으로 매각 공고를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1분기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달 13일 자문사 킥오프(Kick-off) 미팅을 시작으로 실사 등 매각 준비작업은 본격 착수한 상태다.

전반적인 매각 과정은 KDB칸서스밸류 PEF(KCV PEF)가 도맡는다. 이는 앞선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업무집행사원으로 투입된 사모펀드다. KCV PEF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은 92.7%다.

KCV PEF는 KDB생명 매각을 위해 △삼일회계법인(매각주간사) △한영회계법인(재무) △Milliman(계리) △법무법인 광장(법률) 등 유수의 복수 자문사를 선임했다.

지난 2014년부터 단행한 네 차례의 매각 시도가 모두 실패했던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매각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2010년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KCV PEF로 대주주가 변경된 KDB생명은 2014년 DGB금융지주와 국내 소형 사모펀드에 각각 매각될 뻔 했지만 모두 매입 제시액과 매각 희망가의 격차 탓에 최종 거래가 무산됐다.

지난 2016년에도 중국계 자본 매입설이 나왔지만 이 역시 가격 조건을 이유로 결렬됐다.

2020년에도 JC파트너스와 인수 계약을 맺고 매각이 추진되는가 싶었지만 대주주 적격성 미달의 이유로 지난 4월 계약이 해지됐다.

향후 일정은 시장 상황 및 잠재인수자와 협상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산업은행은 KCV PEF의 업무집행사원으로서 잠재인수자와 유연한 거래구조 협상 등 매각 성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KDB생명 매각 성공 여부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경영 능력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현안 중 단연 1순위로 손꼽히는 건이자 전임 회장이었던 이동걸 회장이 재임기간 이루지 못한 숙원 과제다.

이미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KDB생명) 매각 여건이 좋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매각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상태다.

여기에 지난 4일 KDB생명 수석부사장으로 취임한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대표가 매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라는 점 역시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우리은행 출신인 김 수석부사장은 2011년 우리아비바생명 대표직으로 자리를 옮긴 뒤 기업 체질개선과 영국 아비바그룹으로부터의 경영권 인수 추진 등 매각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2013년 9월 김 수석부사장이 당시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듬해인 2014년 농협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이후 5개월 만에 DGB금융지주에 다시 매각돼 현재 DGB생명으로 운영 중이다.

문제는 KDB생명의 낮은 인수 매력도다. 앞서 수차례의 매각 진행 건에서도 가격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는데 그 사이 KDB생명의 경영 성과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올 3분기 개별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135억8530만원으로 전년 동기 162억5104만원 대비 7배가량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올 들어 수익성 부문에서 금리 상승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은 영향일 뿐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이동걸 전 산은 회장 역시 퇴임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KDB생명(구 금호생명)은 산은에 떠넘기기 해서 들어왔다”면서 “산은은 생명보험과 전혀 관계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KDB생명을) 잘 관리 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KDB생명 매각 실패의 원인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JC파트너스와 체결했던 주식매매계약(SPA)건에서는 KDB생명 지분 92.73%의 가치가 2000억원이었다”라며 “구주 인수와 별개로 투자자를 모아 3500억원을 유상증자하는 조건까지 더해졌는데 이번 매각 건에서도 큰 변화 없이 비슷한 수준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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